세계 첫 '휘어지는 종이배터리' 원천기술 개발

by문영재 기자
2014.09.30 13:53:55

나노분야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실린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 국립산림과학원이 울산과기대와 함께 개발에 성공했다.(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로 제조한 나노 종이 분리막과 전극을 이용해 종이처럼 휘어지는 배터리(플렉시블 종이 리튬이온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나노종이는 종이의 원료인 셀룰로오스 입자를 나노 크기로 분쇄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유연한 종이를 일컫는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는 최근 첨단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둥글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전자소자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종이 배터리는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 종이 분리막으로 기존의 플라스틱 분리막을 대체하기 때문에 전극 간 계면이 안정적이고 우수한 기계적 물성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외부 압력에 의한 형태 변형에서도 전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여러 전기화학 소자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는 음극과 양극에 들어가는 바인더(접착제)가 전극의 전자전도도뿐만 아니라 에너지 밀도까지 감소시켜 물리적 유연성이 부족하고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종이 배터리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의 공동 연구로 개발된 국내 순수 원천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Letters)‘ 인터넷판에 실렸다.

이선영 산림과학원 박사는 “리튬이온전지의 나노종이 전극 일체형 분리막은 나무에서 얻은 천연재료로 기존 이온전지의 분리막 소재인 다공성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라며 “이제 종이 배터리라는 꿈의 기술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한편, 산림과학원은 지난해 말 현재 리튬이온 전지와 이 전지에 포함되는 분리막의 세계시장 규모가 각각 약 22조 원과 2조 원에 달한다며 시장규모는 오는 2018년까지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