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생일 광고...'축하하지 못하는 사람들'

by박지혜 기자
2018.01.12 16:03:02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내건 생일 축하 광고에 일부 야당 의원들이 비난의 눈초리를 보냈다.

지난 11일 일부 지하철역 역사 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과 청와대 전경 위에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이라는 문구가 더해진 영상광고가 흘러나왔다.

이 광고는 오는 24일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 지지자들이 준비한 이벤트로 알려졌다. 11일부터 약 한 달간 5호선 광화문·여의도·종로3가·동대문역사문화공원·천호역,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고속터미널·건대입구·노원역, 8호선 잠실역 등 총 11개 역에 광고가 게재된다. 와이드 광고는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됐다.

주로 아이돌 스타의 팬들이 게재하는 지하철역 이벤트는 문 대통령의 여성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자비를 털어 기획한 것으로, 한 달 정도 걸려면 약 25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가 걸린 현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인증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중국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됐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 광고의 시작을 알린 트위터 ‘문 라이즈 데이(Moon_rise_day)’ 계정에는 “메트로 측에서 온 연락에 따르면 현재 광고를 내려달라는 취지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사생 팬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이 돼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공공 정보를 소통하는 지하철 광고판에서 이렇게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정말 문 대통령의 인기영합 정치가 언제 끝날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하철에 문 대통령 생일 광고하신 분들! 본인들은 지지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제가 볼 땐 교묘한 안티다. 대통령 생일을 국민들이 떠들썩하게 축하하는 국가는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즉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을 후진국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다. 맹목적 지지가 교묘한 안티가 되는 이 역설을 그분들이 언젠가 깨달을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또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정상적으로 하자면 올해 2월 말까지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아닌가? 촛불혁명으로 박 대통령은 감옥에 보내놓고, 그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생일 축하 영상과 음악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떠들게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체사상의 영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