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찬성했지만…오바마케어 대체法, 의회통과 `난항`

by방성훈 기자
2017.03.08 11:14:04

민주당·보수단체 外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반발
상원 통과 힘들 듯…52석 중 반대 의원 제외시 과반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내놨으나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체법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훌륭한 새 건강보험개혁 법안이 이제 (의회) 검토 및 협상을 앞두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완전한 재앙이며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면서 공화당이 내놓은 대체 법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또 “제약산업에서 경쟁을 촉진할 새 시스템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인을 위한 약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하원은 전날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내놨다. 성인이 된 자녀도 만 26세까지는 부모의 보험에 속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이미 질환이 있는 환자에 대해 보험회사가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30%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 가장 인기있는 두 사안은 그대로 유지됐다. 반면 의무가입 조항을 없애 미가입시 벌금 부과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득 기반 정부 보조금을 없애는 대신 세제 혜택을 통해 모든 국민이 공개 시장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체 부담을 줄이고 경쟁을 촉진해 보험료를 낮추는 한편 더 좋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수백만명이 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법안은 미국 가족들의 희생을 대가로 부자와 보험회사들에 주는 선물”이라며 “미국인 수백만명이 보험료는 더 많이 내고 혜택은 덜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의료혜택 범위를 줄이지 않고 늘리겠다고 한 공약을 깨는 ‘트럼프케어’라고 지적하며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법안이 폐기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완전 폐기 또는 전면 수정을 원했던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공화당 하원이 전날 공개한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에 대해 “우리가 기다리고 있던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아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케어 라이트(ObamaCare Lite)’라고 꼬집었다. 오바마케어를 약하게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법안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다.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폐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롭 포트먼, 셸리 무어, 코리 가드너, 리사 머코우스키 등 네 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은 혜택 축소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법안이 이달 안으로 의회에서 통과되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을 불투명하다. 상원의 경우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2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대 의사를 표명한 공화당 의명이 4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원 반대가 확실시 된다. 이에 따라 다시 한 번 법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인 오린 해치 공화당 의원은 법안을 검토한 뒤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모두 담기지는 않았다면서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가 재앙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 친구 랜드 폴은 새롭고 위대한 건강 프로그램과 함께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폴 의원에게 찬성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