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영수 기자
2014.08.27 15:07:35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동부그룹이 잇단 자산매각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주채권은행)은 앞으로 동부하이텍(000990), 동부특수강 등과 함께 동부팜한농 부동산 등 기타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25일부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인 동부하이텍 인수후보들에게 재무실사를 위한 데이터룸을 개방하고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동부가 처분할 동부하이텍 지분은 37%로 매각 가격은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세계 파운드리 업계 9위다.
동부하이텍 매각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생산량 증가와 원가 절감을 토대로 올 상반기 매출 2623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이래 반기 영업이익으로 최대치다.
특히 동부하이텍은 최근 새로 개발한 터치스크린 칩 기술을 국내외 특허출원했으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앤컴퍼니, 애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미국계 펀드인 베인캐피털 등 3곳과 함께 중국 업체 2곳 정도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가 동부하이텍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비메모리 반도체(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인 동부하이텍을 지렛대로 삼아 시장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중국 정부는 1200억위안(약 20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 반도체업체 HSMC도 동부하이텍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HSMC는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인도 기업가들이 설립한 신생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에 대한 매각작업이 순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동부그룹의 유동성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부하이텍에 이어 동부특수강 매각도 다음달 중 실시할 예정으로, 두 회사 모두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