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양당정치 타파…경실련·학계 "비례대표 의석 확대"

by황병서 기자
2023.03.31 13:11:19

정치·법학자 50명 ‘선거제도 개혁 촉구 선언’
‘비례대표 의석 정수 확대’ 등 3가지 요구
국회 전원위 전날 ‘선거제도 개편’ 착수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국회가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통해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논의키로 한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치학자·법학자 50명이 유권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전원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 네번째)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 촉구 정치학자·법학자 50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언문을 전달받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경실련은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선거제도 개혁 촉구 정치학자·법학자 50인 선언’을 열며 “기득권 양당정치를 타파하고, 유권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그간의 소선거구제도 중심의 선거제도가 양당 중심의 정치체제를 고착시켰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한 표라도 더 많은 후보 1명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는 대량의 사표를 발생시키면서 군소정당에 불리하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국회 진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유권자의 의사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도입을 위해 △비례대표 의석 정수 확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시, 위성정당 창당 방지 법제화 △중대선거구제 변경 검토 중단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비례대표 의석 정수 확대와 관련해 “2004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친 선거제도 개혁에도 양대 정당이 유권자의 지지율보다 훨씬 더 많은 수준으로 의석을 차지하는 현상이 유지되는 큰 이유는 지역구 대비 비례대표 의석수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림으로써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의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기득권 양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후퇴시키고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시켰다”며 “위성정당 창당 방지를 약속하고 법제화 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대선거구제도는 과거 일본과 대만, 한국의 기초의회 선거에서 볼 수 있듯이 양대 정당이 복수 공천 등을 통해 거의 모든 의석을 독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히려 당내 파벌 형성 등의 부작용이 크다고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거제도를 논의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국회에서 다양한 국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제도가 개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주 전원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부의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전달받고 “선거제 개혁을 이루고 정치개혁의 초석을 마련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국회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전원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회 전원위원회는 지난 30일 첫 회의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상정하고 내년 총선을 목표로 선거제 개편안 논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