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재추진 본격화…"2024년 등재 기대"

by방성훈 기자
2022.09.30 14:33:15

日정부, 마감 하루 앞둔 29일 유네스코에 잠정 추천서 제출
필요시 보완해 내년 2월 1일까지 정식 추천서 제출
"예정대로 절차 진행시 2024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올해 의장국 러, 우크라戰 지속 등 변수…향후 일정 불투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일제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재추진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사진= 연합뉴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전날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니가타현 소재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잠정 추천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잠정 추천서 제출 마감 시한은 이날까지다.

잠정 추천서 제출 후엔 정식 추천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수정·보완할 수 있다. 게이코 문부과학상은 유네스코와 협의해 힐요할 경우 보완해 내년 2월 1일까지 정식 추천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지난 2월 유네스코에 정식 추천서를 제출했지만, 유네스코가 자료 일부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심사 자문기관에 보내지 않았다. 2023년 등록 심사를 받으려면 지난 3월 1일까지 자문기관에 송부돼야 했으나 좌절된 것이다.



유네스코는 당시 사도광산을 구성하는 유적 중 하나인 니시미카와(西三川) 사금산(砂金山)에서 과거에 사금을 채취할 때 사용된 도수로(물을 끌어들이는 길) 일부가 끊겨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번에 제출한 잠정 추천서에는 5개 도수로에 대해 상세히 기술해 지적받은 미비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내년에는 심사를 받아 오는 2024년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올해 유네스코 의장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어서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일정이나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다양한 강제노역 증거들을 제시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다, 2024년 한국이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선 규정상 3분의 2 이상의 위원국 찬성이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만장일지로 결정하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앞서 유네스코는 일본에 양국 간 역사적 갈등 문제를 세계유산위원회에 끌어들이는 것에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도광산은 에도 시대에는 금광으로 유명했으나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천에 강력 반대·항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