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수요 풍부한 대학가 인근 아파트 '눈길'

by이진철 기자
2017.08.24 11:30:58

셰어하우스 등 대학생 임대수요 흡수.. 전·월세 수익 기대
아주대·경기대 인근 수원 영통구, 아파트 거래량 24%↑
천안 안서동·진주 가좌동 등 대학가 아파트값 강세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임차 수요가 풍부한 대학가 인근 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 주요 대학교가 재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기숙사 수용률이 채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가 주변 아파트가 임대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대학가 주변 아파트는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수요가 늘면서 거래량과 가격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주대와 경기대 수원캠퍼스 등이 위치한 수원시 영통구의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05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455건)에 비해 24.5%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거래량이 7만8672건에서 7만5127건으로 4.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에서도 충북대와 청주대 등이 위치한 청주시의 아파트 매매량은 올해 상반기 5299건으로 1년 전보다 15.3%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전체 매매량(8632건→8965건으로 3.86% 증가)에 비해 5배 가까이 높다.

거래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 매맷값도 견조한 모습이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상명대 천안캠퍼스, 백석대, 호서대 천안캠퍼스 등 다수의 대학교가 모여 있는 충남 천안 안서동의 올해 3분기 아파트 매매시세는 3.3㎡당 607만원(8월 14일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601만원(2016년 9월 5일 기준)보다 올랐다. 반면 대학교에 없는 천안 신부동은 도심과 근접해 있는데도 같은 기간 3.3㎡당 667만원에서 653만원으로 하락했다.

경남 진주시에서는 경상대, 한암공과대 등 대학이 위치한 가좌동 시세는 1년간 9.48%(3.3㎡당 696만원→762만원) 상승했다. 반면 경남도청이 위치해 있지만 대학이 없는 인근 초전동 시세는 6.59%(3.3㎡당 759만원→809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대학가 인근 아파트는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광주에서 가장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111.98대 1)을 기록한 ‘농성SK뷰센트럴’은 인근에 전남대 광주캠퍼스와 광주교육대 등이 있다. 올해 경상도(대구 제외)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41.66대 1)을 기록한 ‘진주혁신도시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도 인근에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 등 다수의 대학이 위치해 있다.

권강수 한국부동산창업정보원 이사는 “대학가 인근 아파트는 부족한 기숙사 수용률을 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셰어하우스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임차수요가 풍부한 대학가 인근 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은 이달 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신흥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산성역 포레스티아’를 분양한다. 총 4089가구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705가구(전용면적 59~98㎡)다. 반경 3㎞ 내에 가천대 글로벌캠퍼스가 있으며 신구대, 을지대 성남캠퍼스, 한국풀리텍대학 성남캠퍼스도 가깝다.

명지대 용인캠퍼스와 용인송담대가 있는 용인시 고림지구에서는 양우건설이 ‘용인 고림지구 2차 양우내안애 에듀퍼스트’(전용 63~84㎡ 1098가구)를 분양 중이다.

전주대와 전주교대, 한국농수산대학 등이 가까운 전주 효천지구 A2블록에서 우미건설이 ‘전주 효천지구 우미린 2차’(전용 84㎡ 1128가구)를 다음달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경남 밀양시에서 분양한 ‘밀양강 푸르지오’(전용 74~84㎡ 523가구)는 단지 인근에 부산대 밀양캠퍼스가 있다. 밀양 나노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2020년에는 한국폴리텍대학 밀양캠퍼스가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