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게이도 헌혈 가능"..30년만에 규제 완화
by송이라 기자
2014.12.24 15:46:41
다른 남성과 1년 이상 성관계 없는 남성에 한해 헌혈 허용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게이에게도 헌혈을 허용하기로 했다. 단, 1년 이상 성관계를 하지 않은 게이에 한해서다.
로이터와 CNBC 등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식품의약국이 30여년만에 헌혈 조건 규제를 완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1977년 이후 게이들은 게이들간의 성관계가 에이즈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헌혈이 금지돼왔다.
마가렛 햄버그 FDA 국장은 “지난 수년간 FDA는 정부와 함께 최근의 역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이들의 헌혈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대해 주의깊게 검사했다”며 “그 결과 보건복지부와 FDA는 성관계 후 1년이 지난 게이들에게 헌혈을 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UCLA 로스쿨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윌리암스 인스티튜트는 “이번 결정으로 31만7000파인트(1파인트=0.47리터)의 피를 더 공급할 수 있다”며 “미국의 연간 혈액공급량이 2~4% 늘어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반대의견도 있다. 피터 마크 FDA 생물의약품 연구소 부회장은 ”FDA는 이번 규제완화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게이는 2%를 차지하며 지난 2010년 발병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63%가 남성과 남성간 성관계를 한 게이로부터 나온다고 밝혔다.
FDA는 내년에 이같은 제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헌혈할 때 혈액을 줄 자격이 있는지는 전적으로 기증자의 설문조사에 의지할 예정이다. FDA는 “지금도 헌혈받은 피에 대해 에이즈 반응을 검사하지만 완벽히 정확한 수준은 아니며 에이즈를 100% 감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