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셔츠 팔던 여사원, 27년만에 롯데百 점장됐다

by민재용 기자
2015.01.26 15:01:28

롯데百, 이민숙씨 관악점장으로 임명
1989년 고졸 사원으로 입사 후 26년만에 여성 점장
자기 개발과 감성 리더십으로 여직원 `롤모델`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백화점에서 와이셔츠를 팔던 여직원이 27년만에 백화점 영업 현장 최고위직인 백화점 점장 자리에 올라섰다.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점장 자리에 여성 직원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주인공은 26일 롯데백화점 관악점장에 임명된 이민숙(45)씨.

이 점장은 1988년 서천여자상업고등학교 졸업한 후 고졸 사원으로 롯데백화점에 바로 입사해 직장 생활을 시작 했다. 이 점장은 와이셔처 코너에서 판매원으로 업무를 시작한 후 본점 신사의류부, 청량리점 식품가정팀장, 미아점 식품팀장 등 영업관리 부서를 두루 거쳤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던 이 씨는 ‘회사에 좀 더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양여대에 입학에 만학의 꿈을 펼쳤다. 이 점장은 이후에는 경희대에 편입해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강대에서 개설한 유통대학원 과정도 수료했다.

이 점장 직장 동료는 “워낙 자기 계발에 대한 열정이 강해 고객만족(CS)강사 자격증, 보육교사 1급 자격증,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등 입사 후 취득한 자격증도 7~8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점장이 롯데백화점 최초 여성 백화점 점장 타이틀을 따게 된 것은 관리자로서의 능력도 이미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점장은 롯데영플라자 청주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는 등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 리더십’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3년 10월에는 65세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장수기원 효 (孝) 사진촬영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사나 장례를 지낼 때 위패 대신 쓰는 영정 사진을 준비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로 사진촬영을 해주고, 액자도 증정했다. 또한 취임 후 반기마다 지역 소외아동 및 청소년을 돕기 위한 ‘사랑의 대바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점장은 팀원들의 경조사, 생일 등은 반드시 챙기고 가족 같은 근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동료사원들을 비롯한 많은 여성 직원들이 이 점장을 ‘롤 모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이날 이민숙 점장과 함께 이주영(46) 영플라자 대구점장도 롯데백화점 안산점장으로 임명했다. 이주영 안산점장은 목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GS스퀘어에 입사한 이후 2010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주영 점장은 판촉·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청량리점 가정팀장, 영플라자 대구점장을 거쳐 롯데백화점 안산점장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