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대부업자, 은행 차입금 저신용자 대출에 안쓰면 자격 취소

by김국배 기자
2024.04.08 12:00:30

금융 당국, 대부업 등 감독규정 변경 예고
2분기 중 절차 완료
대출 잔액 소폭 미달, 확약서 제출 등 유예 기회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저신용자(신용 평점 하위 10%)에 대한 대출 위축을 막기 위해 우수 대부업자 자격 유지 기준을 일부 정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대부업 등 감독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2분기 중 개정 절차를 완료해 고시한 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우수 대부업자는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금융위가 지난 2021년 7월 도입한 제도다.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70% 이상이거나 저신용자 개인 신용 대출 잔액이 100억원 이상이면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다. 우수 대부업자는 은행을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인센티브를 받는다. 현재 19개사가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돼 있다.





그런데 현재 제도는 저신용자 대출 노력을 지속하는 우수 대부업자라도 유지 요건에 약간 못 미친다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선정이 취소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저신용자 개인 신용 대출 잔액이 선정 시점 대비 9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75~90% 정도로만 떨어져도 선정이 취소되는 식이다.

이에 금융위는 이런 업체들에 대해 “저신용자 신용공급 확대 이행 계획 또는 확약서 제출을 전제로 선정 취소를 유예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유예 기회는 최대 2회다. 그럼에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격이 취소된 업체는 신용 공급 역량을 충실히 개선해 재선정될 수 있도록 재선정 제한 기간을 종전 1년에서 3년으로 조정한다.

우수 대부업자가 은행 차입금을 늘려 저신용자 대출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규제를 우회하는 행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융위는 우수 대부업자 선정 취소 사유로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은행 차입 잔액에 미달하는 경우’를 추가해 은행 차입금이 저신용자 신용 공급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부업 등록 서류 발급·제출 관련 규정도 정비된다. 대부업 등록 신청에 필요한 서류인 법인 등기사항 전부증명서(법인), 주민등록표등본(개인) 등의 경우 서면 제출뿐 아니라 행정정보 공동 이용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