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도…고립되는 건 중국?"

by김인경 기자
2018.09.20 10:23:27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미국의 ‘고립주의’를 지적하며 전세계에 자유무역주의 수호자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이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중국의 폐쇄적인 경제정책에 불만을 품었던 유럽에서는 미국의 관세 폭탄이나 제재 조치를 내심 반기며 중국 기업의 자국 기업 인수합병(M&A)를 막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웬디 커들로 아시아정책연구소 부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에 캐나다나 유럽 등이 손을 잡으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은 고립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과는 손을 잡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를 이끌어냈고 캐나다와도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도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손을 잡을 것이란 게 커들로 부소장의 전망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파트너들과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며 미국은 대(對)중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유럽연합(EU)이나 호주 등이 미국의 아군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기술침탈 등을 이유로 중국기업들의 자국기업 M&A에 딴지를 걸자 EU나 호주 등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독일 경제부는 국무회의에서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옌타이타이하이그룹의 독일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국영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폐쇄적으로 경제를 운영한 만큼, 다른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더 강하게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취할 것이라고 커들로 소장은 분석했다. 커들로 부소장은 “미국은 중국의 시장개방과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미국과 협력하길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중 무역이 장기화할수록 중국 정부가 곤혹스러워질 것이란 분석이 크다. 최근 유럽과 일본 기업들은 관세부담을 피하려 중국 밖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중국에서 가공하는 기업들은 양쪽에서 관세를 내야 하는 만큼,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매츠 하본 주중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기업들이 이미 미·중 무역전쟁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중국 당국 역시 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텐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방문해 해외 투자자와 기업들에 감세를 약속하고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리 총리는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환경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창조적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