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부·장 ‘업그레이드’…2022년까지 5조원 푼다

by김상윤 기자
2020.07.09 11:30:00

공급망 관리 대상 품목 100개→338개 이상 확대
첨단투자지구 지정·유턴 보조금..‘세계 클러스터화’
성윤모 장관 “가마우지→펠리컨 경제로 거듭날 것”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불화수소 협력 공정을 시찰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분야 선도 기술개발에 2022년까지 5조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한다. 소·부·장 지원 품목도 기존 100대에서 ‘338개+α’로 확장해 첨단분야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100개 품목을 선정해 일본 수출 규제에 방어하는 차원이었다. 이번 대책은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보호무역, 코로나 19 이후 세계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를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근본적인 청사진을 담았다.

공급망 관리 정책 대상 품목은 338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섬유 등 6대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 환경·에너지, 로봇 등 신산업 분야까지 범위를 넓히고, 일본 외 미국, 중국, 유럽시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까지 포함시켰다.

정부는 차세대 전략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특히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등 ‘빅3’분야에 대해서는 2021년 2조원 규모로 투자한다.

바이오, 환경·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유망기술을 정한뒤, 핵심전략기술 및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글로벌 특허 전쟁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식재산 기반 연구개발(IP-R&D)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충분한 기술력이 축적된 으뜸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신남방·북방 정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부·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을 세계적 클러스터화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용인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국내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만들 경우 국내기업 ‘유턴’과 해외기업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첨단 분야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첨단투자지구 제도를 신설한다. 산업단지나 경제특구 등 기존 계획입지 일부에 첨단투자지구를 지정해 토지용도 규제 특례, 각종 부담금 감면 등의 맞춤형 혜택을 줄 방침이다.

신성장·원천기술에 해당하는 첨단분야 투자에 대해선 투자세액공제를 강화하고, 유턴 기업에 대해선 유턴 보조금도 준다. 투자세액공제 개편시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에 해당하는 첨단분야 투자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첨단산업 유치·유턴에 소요되는 보조금을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으로 늘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년간 소부장 산업이 ‘가마우지 경제’가 아니라 먹이를 부리 주머니에 담아 새끼를 키워내는 펠리컨처럼 부품 자립화 경제로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대책을 통해 소부장 강국,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으로 우뚝 서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