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의혹’ 윤갑근 前고검장 무죄 확정…"총선 출마"

by김형환 기자
2023.12.14 14:12:36

라임 청탁받고 대가로 2.2억 수수 혐의
1심 징역 3년…2심서 "변호사 업무" 무죄
윤갑근 "검찰개혁 명분 희생양 삼은 것"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에게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 대해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혐의 무죄가 확정된 윤갑근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초 이종필 전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 김모 회장으로부터 “우리은행의 라임 펀드 판매 중단과 관련해 대학 동문인 손태승 행장에게 재판매를 요청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전달한 후, 그 대가로 법무법인 계좌를 통해 2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고위 간부 출신으로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던 지위에서 문제가 많은 금융투자상품과 재판매 알선에 나서 상당한 금액의 돈을 수수했다”며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인 윤 전 고검장이 이종필 전 부사장 등의 위임에 따라 손 행장을 만나 펀드 재판매 관련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며 “재판매를 설득하는 건 변호사가 수행하는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라임과 우리은행 실무진 사이에 재판매를 약속한 사실이 있는 만큼 윤 전 고검장이 라임 측 위임을 받고 우리은행 측에 약속 이행을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역시 이같은 2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윤 전 고검장은 선고 이후 기자들을 만나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전 고검장은 “이번 사건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검찰개혁의 명분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며 “검찰이나 정치 세력이 저를 타깃으로 삼아 가장 민감한 시기에 강제수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주시 상당구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며 “권력 남용을 통한 국민의 탄압이 이뤄지지 않도록 법조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제 소명이 무엇인지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