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 "韓은 포커스마켓…LG와 장기 파트너십 고려"

by신중섭 기자
2021.08.11 12:00:00

[만났습니다]①스탠코 밀류셰프 B&O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글로벌 가전기업 탄생지…매력적인 시장"
"세계 8개 포커스 마켓 중 1곳…아주 중요"
"최고 기술력 있다면 경쟁사도 협력 가능"

스탠코 밀류셰프 뱅앤올룹슨(Bang&Olufsen·B&O)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롤스로이스 청담 부티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B&O)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LG전자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스탠코 밀류셰프 뱅앤올룹슨(Bang&Olufsen·B&O)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7년 전부터 TV를 직접 제조하지 않고 있는 대신, TV의 TV자체 음향이나 홈시어터 등 음향에 집중하고 디스플레이는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을 갖춘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그것이 바로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라며 이렇게 밝혔다. 필요에 따라 경쟁사와의 협력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게 B&O의 방침인 셈이다. 한국은 글로벌 가전 브랜드인 삼성전자(005930)·LG전자의 ‘본진’이지만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쌓은 B&O만의 철학·유산을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배어 있다.

4년 뒤 탄생 ‘100주년’을 맞는 B&O는 덴마크에서 건너온 명품 가전 브랜드로, 국내에선 기본 수천만원대, 최대 1억원가량의 기기를 판매하는 ‘고가 음향 브랜드’로 잘 알려졌다. 지난해 100여개국 시장 중 단 8곳의 포커스 마켓(주요 시장)에 한국을 선정했을 정도로 한국에 관심은 각별하다.

지난 6월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으로 부임해 한국·동남아·호주·뉴질랜드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밀류셰프 지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롤스로이스 서울 부티크에서 약 70분에 걸쳐 진행됐다.

◇다음은 밀류셰프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B&O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해가고 있는 시장이다. 삼성·LG 등 여러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있는 시장인 만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많은 정보를 빨리 갖길 원하고 또 굉장히 빨리 소화한다. 트렌드에 민감할 뿐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어 간다. 이는 한국 시장을 굉장히 흥미롭게, 유니크하게 만든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의 중요도는.

△1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8개의 글로벌 포커스 마켓을 선정했다. 이 중 아시아는 두 곳이었는데 바로 한국과 중국이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된다. 고품질과 뛰어난 디자인 등이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잘 맞아 어필하고 있다 생각한다. 창립 96주년을 맞은 브랜드인 만큼 우리의 역사와 유산 등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들려 드릴 얘기가 무궁무진하다.

-한국 시장에서만 펼칠 차별화된 마케팅이 있나.

△한국에서만 한정 판매되는 스페셜 아이템이 있을 수 있다. 2018년 한국 론칭 20주년을 맞아 출시한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 지난해 12월 신축년 소띠를 맞아 소 문양을 새겨 출시한 ‘모먼트 컬렉션’ 등이 있다. 추가로 퍼스널라이제이션(개인 맞춤형)도 논의 중이다. 아직 세부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색상 선택 등 최근 일부 가전 업계에서 유행하는 맞춤형 콘셉트와 유사할 수도 있다.



-고가 브랜드다. 한국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겨냥한 대중화 전략은 있나.

△기존엔 오프라인 중심으로 고객과 만났다면 최근엔 네이버브랜드스토어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만나려고 시도한다. 온라인뿐 아니라 MZ세대가 많이 가는 지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B&O의 헤드폰, 블루투스 스피커·이어폰은 실제 한국 MZ세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디자인과 품질을 중시하는 이들의 스타일과도 잘 맞다.

-한국 시장을 포함해 B&O의 경쟁 업체를 꼽자면.

△많은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지만 특정 경쟁사를 주시하고 있지는 않다. 헤드폰, 포터블 스피커, 홈시어터 등의 영역에서 각기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우리와 완전히 같은 철학을 가진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세계 TV 판매 1위인 삼성·LG가 있는 한국에서의 TV 전략은.

△7년 전부터 더 이상 TV를 직접 제조하지 않기로 전략을 바꿨다. TV 기술이 너무 빠르게 개발돼서였다. 우리는 TV의 TV자체 음향이나 홈시어터 등 음향에 집중하고 디스플레이는 시장에 있는 최고 기술을 도입하자는 전략이었다. 2016년 LG전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2017년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를 시작으로 100% LG전자의 OLED TV를 쓰고 있다. LG의 OLED 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최상의 TV기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체적 계약 기간은 밝히기 힘들지만 기존 제품들이 LG전자의 제품 스펙에 맞게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엔 B&O와 같은 전통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다.

△명품이란 건 제품 디자인이나 성능뿐 아니라 철학과 역사가 있어야 한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유산이나 역사가 명품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집콕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황 변화에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충분히 제품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돼 있다.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 등 실내 생활을 해야 하면서 홈엔터테인먼트 제품을 구매했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 외부로 나가더라도 고객들이 휴대하고 다닐 블루투스 스피커나 헤드폰, 이어폰 제품이 많기 때문에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

스탠코 밀류셰프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UNWE(University of National and World Economy) 경영·마케팅학 석사 △2008~2012 타이어 제조사 굿이어 타이어 앤 러버 △2012~2018 자동차·산업 기계용 정밀 부품시스템 공급업체 셰플러 △2018~현재 뱅앤올룹슨 △2021년 6월 뱅앤올룹슨 아시아태평양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