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가계대출 금리 넉달째 내림세…예대차 1.58%p 두달째 축소
by하상렬 기자
2023.05.30 12:19:53
한국은행,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발표
예금 0.13%p↓·대출 0.16%p↓…예대차 1.58%p
가계대출 4.82%, 4개월째 하락…주담대 6개월째↓
가계 고정금리 비중 56.3%, 주담대 고정금리 80.7%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전세자금대출과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떨어지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넉달 연속 하락했다. 기업대출을 포함한 전체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도 5개월째 떨어진 가운데, 은행 예대금리차는 2개월 연속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5.01%로 전월대비 0.16%포인트 내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4.71%)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4.82%로 0.14%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째 하락세다. 지난해 8월(4.76%) 이후 최저치다. 주담대 금리가 4.24%로 0.16%포인트 내리며 여섯달째 하락했다.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떨어진 데다,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조치를 내리고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담대 확대 전략을 취한 영향이 컸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특례보금자리론과 혼합형 주담대 등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고정형 주담대 대출 비중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며 “고정형 금리가 4.19%로 변동형 금리(4.46%)보다 낮았다. 은행들이 혼합형 등 고정형 대출에 대해 훨씬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11%로 0.31%포인트 내렸다. 코픽스, 은행채 등 지표금리 하락과 일부 은행의 특판 행사와 상생금융 차원의 우대금리 적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0.14%포인트 내린 6.30%로 넉달 연속 하락했다. 일부 은행에서 가산금리 및 우대금리 조정 등을 통해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 데다,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56.3%를 기록했다. 고정금리 취급이 적은 기타대출의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주담대는 고정금리 비중은 1.3%포인트 상승한 80.7%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월(80.8%) 이후 최고치다. 혼합형 주담대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며 고정형 취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박 팀장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프랑스 96.1%, 영국 94.5%, 독일 82.2% 등을 기록했다”며 “우리나라도 높은 수준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이벤트 효과에 기인한 측면도 있어 앞으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양도성 예금증서(CD), 은행채 등 주요지표 금리가 하락하고 1년 미만 만기 대출 비중이 상승한 데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리 감면이 적용한 결과 0.16%포인트 하락한 5.09%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하락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각각 0.18%포인트, 0.14%포인트 하락한 5.01%, 5.14%를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수신금리는 0.13%포인트 하락한 3.43%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3.38%)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한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정기예금은 3.41%로 0.12%포인트 내렸다. 1년 이상 만기 상품의 내림 폭이 컸다. 금융채 등 시장형금융상품은 0.20%포인트 하락한 3.50%를 보였다.
예대금리차는 1.58%포인트로 2개월 연속 축소됐다. 예금·대출 금리가 모두 떨어진 가운데, 대출 금리 하락 폭이 더 크게 집계된 영향이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0.02%포인트 떨어진 2.58%포인트로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축소 전환했다.
한편 비은행 금융기관 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상호저축은행은 고객 이탈방지 및 수신 유치 노력을 강화함에 따라 1년만기 수신 금리가 0.18%포인트 상승한 3.80%를 기록했다. 반면 대출 금리는 0.11%포인트 내린 12.27%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는 수신금리가 0.14%포인트 하락했고, 대출금리는 0.27%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