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올해도 비대면수업…"대학생 등록금 반환 요구"

by오희나 기자
2021.03.29 11:15:59

등록금 반환·부담완화 요구 서명운동 1만2000명 참가
재탕강의·실습 없는 공과대 강의, 교육의 질 떨어져
대학 "등록금 동결에 재정난"…등록금 반환 난색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12월에 올라온 녹화 강의에서 매미 소리가 들리고 교수님은 반팔을 입고 계시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에서 비대면 강의가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작년 녹화 강의를 그대로 올리거나 실험·실습 없는 강의 등 작년과 달라진 점 없이 교육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제공)
29일 교육계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이 모인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에 따르면 2일 시작한 등록금 반환 및 부담 완화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에 1만2000여명이 참가한 상태다. 전날에는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를 대학과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청와대 도로에서 삼보일배 행진을 하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등록금 반환과 대학 교육의 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작년과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다”며 “오히려 올해는 강의 재탕 제보만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들은 “교수님께서 3월에 추석이야기를 하신다”, “공과대학은 실험 실습 때문에 다른 단과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비싼 것인데 왜 실험 실습을 하지 않는 지금도 등록금이 그대로인지 모르겠다”, “1시간 15분 수업을 40분만 할 거면 등록금도 반만 받아야지 왜 전부 받는 것이냐” 등 코로나 2년째인데도 비대면 교육의 질이 나아진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교육부와 대학이 올해 등록금 반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234개 대학이 특별장학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일부 반환했다. 하지만 올해는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대학이 10여 곳에 불과하다.

운동본부는 “교육부는 등록금 부담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올해 국가장학금 예산을 삭감했다”며 “지난 25일 통과된 추경 예산에는 ‘코로나 대학 긴급 지원 사업’ 관련 항목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과 외국인 유학생 감소 등 재정난이 이어지고 있어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강의에 따라 비대면 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성적 장학금과 별도로 반환을 해줬지만 올해는 대학도 재정난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