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준석 "대선 후보와 상의해 김종인 모셔오도록 노력"

by권오석 기자
2021.06.11 14:33:32

나경원·주호영에 중차대한 일 부탁할 것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이 강하게 반영된 전당대회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는 경쟁자였던 나경원·주호영 후보에 대해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 중차대한 일을 부탁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데리고 오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 신임 대표는 11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 주 후보가 상당히 훌륭한 역할을 했다. 주 후보에 계속 그 일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나 후보는 당원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분의 격에 맞는 중차대한 일을 부탁할 의향이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차후 대선 경선 관리에 있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면서도 “그분들이 입당이나 합당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 당 경선이나 여러 룰 설정 과정에서 당원과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자신의 당선 배경에 대해선 “아마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말해왔던 노선이 급진적일 수 있고 정당 역사상 시도되지 않은 방식임에도, 그런 지지가 있었다는 건 대선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신임 대표와의 일문일답.

-여론조사에서 6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가 나왔다. 당선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아마 변화에 대한 국민 열망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본다. 그 변화 방향을 놓고 후보가 치열하게 다퉜다. 내가 말한 노선이 급진적일 수도 있고 정당 역사상 시도되지 않은 방식임에도 그런 지지가 있었다는 건 대선 승리의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라 본다. 차후 치러질 대선에서도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있었는데 우리당 중심으로의 야권 대통합에 대해 많은 국민과 당원들이 지지를 보내줬다고 생각한다. 내가 천명한 대로 우리 당의 자강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이며 우리 당과 함께 하고픈 대선주자에 대해 문호를 여는 작업도 하겠다.

-대선 경선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적으로 우리 당내 대선 주자들이 풍성해질 거라고 본다. 언급돼왔던 원희룡 제주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 외에도 하태경 의원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거기에 더해 더 많은 대선 주자가 있다고 본다. 자신감을 갖도록 영역을 만드는 게 1번 과제다.

여기에, 당 밖에서도 문재인정부에 맞서는 데 충분히 기여하고 기여를 할 수 있는 분이 있다. 윤석열, 안철수, 최재형 등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하지만 그분들이 입당이나 합당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 당 경선이나 여러 룰 세팅 과정에서 당원과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다. 우리가 특정 주자를 가지고 유리한 룰을 만든다는 비판을 안 듣도록 당내 여러 인사들의 총의를 들어 경선 절차를 진행하겠다. 경선 일정은 내가 아무리 땡긴다 해도 실무적으로는 8월 중순에서 말 이후에야 시작 가능하다. 그렇기에 특정 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배제하기 위한 경선 일정 조정은 가능하지 않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염두해놓은 사람은 있는지.

△당직 인선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한 명도 섭외를 안 해놨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제안이라는 걸 하게 될 경우 오만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머리 속에 안은 구성돼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 풀에서 여성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모시려 했던 분은 머리 속에 있지만 그분은 모른다. 그분이 여성분인데 내가 그런 걸 따지는 성격이 아니니 당외 여성 인사를 모시지 않겠나 생각한다.



-나경원, 주호영 후보를 대선 과정에서 인선할 계획은 있는지.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란 중차대한 과업 수행에 있어 주 후보가 상당히 훌륭한 역할을 했다. 주 후보가 계속 그 일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나 후보는 득표력에서 상당힌 힘을 보여줬고 당원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분의 격에 맞는 중차대한 일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012년부터 같이 모시고 일해봤는데, 대선 과정에서 충분히 기여할 능력이 있는 분이다. 나중에 가서 우리가 제안을 해도 오지 않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만약에 이번 경선에서 우리 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그 후보와 상의해서 김 전 위원장을 당에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원 투표에서는 나 후보에 이은 2위를 기록했는데.

△나 후보가 직전에 서울시장 경선을 했고 당에서 오랜 기관 활동을 했다. 전통적인 당원들과 접점이 많았을 것이다. 그 수치는 놀랍지 않다.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늦었기에 내가 부족했다면 당원들을 자주 찾아 뵙고 생각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다소 부끄러운 통계가 노출된 게, 호남지역 당원이 0.8%라는 통계이다. 20·30·40 세대 당원을 다 합친 통계도 30%였다. 이걸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다시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나 이런 말이 안 나오도록 당원 배가 운동에 앞장 서도록 하겠다.

-공약인 토론 배틀의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하는가.

△토론은 논리 대결이 아니다. 토론은 `KO`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양쪽 입장이 합리적이면 둘 다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 토론 배틀은 사람의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의 덕목 중 하나인 매력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서 공지하겠다.

-윤 전 총장 측에 먼저 연락할 의향은 있는가.

△앞으로도 개별 대선 주자와의 접촉이나 접촉 내용 시점을 세세히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 부탁한다. 다만 아까 언급한 특정인물뿐 아니라 다수 대선 주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확인해주겠다.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소통이 가장 빠른 시점에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준표 의원의 경우 선거 과정 중에 여러 소통이 있었다.

-권익위에 소속 의원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했는데.

△어떤 결정이든 철학과 원칙에 맞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적어도 민주당이 세운 기준보다 더 엄격하고 국민에게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 징계 수위라든지 국민에 대한 메시지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할 수 있다.

-그간 당에서 목소리를 잘 반영하지 못한 집단 또는 계층을 꼽는다면.

△현충원 참배 일정을 대전으로 잡겠다고 이미 알린 바 있다. 민주당 인사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한 천안함 용사와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중요하다. 정치 전반에서 젊은 세대가 그들의 어젠다를 다루지 못했다. 미얀마에 계신 한국인들과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신 분들로 결성된 모임에서 우리 당도 미얀마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해달라고 말씀하신다. 시급히 간담회를 개최하려 한다.

-대여 투쟁에 있어 스마트한 방식이 있다면.

△문재인정부 정책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고 다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가 야당으로서 국정에 협조할 게 있으면 그 또한 야당의 역할이다. 국가를 위해 야당이 협력할 게 있다면 협력할 건 하고, 다만 문 정부가 갈라치기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가장 매섭고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지적하는 야당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