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김종갑號 과제와 전망은?

by김상욱 기자
2007.02.27 17:01:57

공장증설·조직화합 등 최우선 과제
`새주인 찾기` 최적모델도 고민해야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앞으로 3년간 하이닉스반도체(000660)를 이끌 수장으로 김종갑 전 산자부 차관이 선출됐다. 김 전 차관은 하이닉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내달말 공식선임될 예정이다.

김종갑 사장 내정자는 당장 하이닉스 공장증설 문제를 비롯해 노조 등 조직안정 등의 현안에 직면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식관리협의회의 지분매각에 따른 하이닉스의 지배구조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몇달째 표류하고 있는 하이닉스의 공장증설문제다. 하이닉스는 현재 1차 증설지로 청주를 선정한 상태며 부지매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추가적인 증설지로는 여전히 이천지역을 원하고 있다. 기존 생산시설과의 시너지효과 등을 감안할때 이천만큼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김 내정자도 하이닉스의 이천지역 증설무산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김 내정자가 산자부 차관 재직시절 하이닉스의 이천증설 불허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환경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천지역의 증설을 허용하지 않았고 1차 증설외에 추가적인 공장증설도 이천외의 지역을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김 내정자가 정부와 하이닉스간의 이같은 입장차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관심이다.


후임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흔들려온 하이닉스 조직을 빠른 시간내에 정비하는 것도 김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를위해 우선 하이닉스 노조는 물론 일반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외부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타파해야 한다.



또 이번 사장경선에 함께 참여했던 오춘식 부사장과 최진석 전무 등 기존 임원과의 관계도 정비해야 한다.

이와관련 하이닉스는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임원인사를 김 내정자 취임시점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김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다.

하이닉스 노조도 김 내정자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기존 경영진과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준수 청주노조위원장은 "김 전 차관이 대외업무에 정통하고 경영진들이 내부업무에 정통한 만큼 상호보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노조가 지지했던 최진석 전무를 의식한 듯 "사장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는 이유로 업무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또 3년의 임기안에 하이닉스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중인 36% 지분의 매각제한이 올해로 종료되는 만큼 본격적인 새주인 찾기 작업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상황에 따라 소속기관들의 합의를 통해 올해말까지로 예정된 매각제한을 해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각종 연기금 등의 투자를 통한 이른바 `국민기업형` 지배구조를 가장 선호하고 있지만 실제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협의회의 생각과는 견해차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하이닉스의 CEO로서 주식관리협의회와의 이견을 조정해 나가는 역할이 요구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