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이 먹고 싶대서”…방울토마토 훔친 엄마 훈방
by이준혁 기자
2023.06.14 14:20:18
경찰 출석에 남은 방울토마토 들고 가 돌려줘
전 남편 양육비 미지급 등으로 생활고
구리시, 여러 지원 방안 모색 중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이혼 후 홀로 어린 딸을 키우던 40대 여성이 방울토마토를 먹고 싶다는 딸의 말을 듣고 이를 훔쳐 경찰에 입건됐다가 어려운 형편이 참작돼 훈방 조치됐다.
14일 경기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40대 여성 A씨가 마트에서 방울토마토 1팩을 훔쳐 붙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A씨를 특정해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출석에 참석한 A씨의 손에는 먹다 남은 방울토마토가 들려 있었다. A씨는 남은 방울토마토를 돌려주며 “딸이 먹고 싶다고 조르는데 돈이 없어서 훔쳤다”고 자백했다.
A씨는 이혼 후 전 남편에게 양육비도 받지 못하면서 6살 딸을 혼자 양육하느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딱한 사정에 경찰은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고 A씨를 훈방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경미한 사건의 피의자가 범죄 전력이 없고,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 심사를 통해 처분을 감경해주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초범에 피해도 경미하고 피해 물품도 일부 반환한 점과 가정형편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구리시는 A씨의 상황을 파악하고 민간단체와 연계해 생계비 지원 및 일자리 마련 등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