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는 사전환불되고 한국 이커머스는 안된다?[궁즉답]

by김미영 기자
2024.03.15 15:13:29

알리·테무, 환불방식서 보너스·크레딧 선택하면 ‘즉시’
고객 발 묶어두기 전략…신용카드 취소시 시간 소요
한국 G마켓도 이와 유사한 환불정책
이용자 늘리기 위해 비용감수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 알리, 테무 등은 90일 내 ‘무료 반품’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반품 요청하면 ‘사전 환불’(당일 환불 완료)이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국내 이커머스는 안되나요?

테무 화면 갈무리
A : 중국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플랫폼인 알리와 테무는 파손 등의 이유가 아니라도 90일 내 무조건 반품 및 100% 환불 정책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단순 변심이라도 배송비를 물지 않고 반품·환불을 할 수 있어 편리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사전 환불’이란 건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먼저, 알리와 테무는 ‘사전 환불’이란 용어를 직접 쓰고 있진 않습니다. 고객이 반품 및 환불을 요청했을 때 상품을 수거하기 전이라도 빠르게 환불을 해준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반품된 상품에 하자가 생겼는지 여부를 따지는 검수 절차를 밟기도 전에 환불해준단 것이지요.

알리와 테무의 환불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기존 결제방식으로 돈을 되돌려 받는 것이고, 두번째는 보너스(알리) 혹은 크레딧(테무)으로 되받는 겁니다.



‘사전 환불’은 이 가운데서 두번째만 해당합니다. 즉 환불을 요청했을 때에 구매가격만큼 보너스나 크레딧으로 되받겠다고 신청하면 검수 절차 이전에라도 고객이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신용카드 결제를 취소하거나 무통장입금으로 다시 받는 등의 기존 결제방식을 선택해 환불 받겠다고 신청할 경우엔 보통 일주일 안팎의 시간이 걸립니다.

국내 이커머스 가운데서도 이와 비슷한 정책을 펴는 곳이 있습니다. G마켓입니다. ‘빠른 환불’ 제도를 운영하는 G마켓에서 기존 결제방식(신용카드, 무통장입금)으로 환불 요청하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스마일캐시로는 즉시 환불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쿠팡 등에선 통상적인 반품상품 입고, 검수 등을 거쳐 환불해줍니다.

보너스, 크레딧, 스마일캐시 등 이름이야 어쨌든 본질은 하나입니다. 환불은 쉽게 해주되 자사 플랫폼에서만 사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으로 되돌려줘 다시금 자사 플랫폼을 찾도록 유인하는 겁니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에서 이러한 환불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쓰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 본토까지 되가져가 상품 하자 여부를 확인한 뒤 환불을 해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껴 플랫폼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초저가를 앞세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들을 취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한 관계자는 “뜯지 않은 새 제품이라도 반품이 되는 순간 중고물품이 되고 값어치가 떨어진다”며 “훼손되진 않았는지 검수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품 수거 전 환불을 해준다는 건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이커머스로선 이용자를 늘리고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면서 환불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