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서 공화당 지지층 꿈틀…트럼프 4년 더 집권할듯"(종합)

by김정남 기자
2020.09.29 11:20:02

美 대선 D-35, 김동석 KAGC 대표 분석
"트럼프·바이든 캠프, 외부접촉 금지령"
"플로리다, 트럼프 넘어가…재선 가능성"
"우편투표 부정 소지…실제 불복할 수도"
"새 대법관 지명, 트럼프에 엄청난 호재"
"연방하원 선거 한국계 4명 당선 가능성"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올해처럼 ‘깜깜이’ 선거는 없었던 것 같네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미국 대선을 35일 앞둔 28일(현지시간) 뉴욕총영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대선에서는 양 캠프가 서로 극도로 감시하고 있고 (캠프 내 정책 관련 전문가들은) 외부접촉 금지령이 떨어져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플로리다, 트럼프 넘어가…재선 가능성”

김 대표는 지난 1996년 이후 20년 넘게 시민운동 등을 하면서 미국 정치 현장을 가까이에서 함께 한 전문가다. 이런 김 대표의 눈에도 이번 선거는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캠프 내 실세가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다소 앞서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른 전망이다.

그는 “미국 대선 유권자의 인종 비율은 백인 비율이 약간씩 줄고 있지만 그래도 70% 정도로 절대 다수”라며 “트럼프 캠프는 백인 유권자 비중을 85%까지 보고 있다”고 했다. 공화당 지지층이 많은 백인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의미에서다. 김 대표는 “백인들이 겉으로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막상 투표장에 가면 그를 찍는다”고도 했다. 이른바 ‘샤이 트럼프’다.

그가 바라보는 최대 경합주는 플로리다다. 김 대표는 “플로리다의 표심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얘기가 있다”며 “플로리다는 위스콘신과 아이오와 등 주요 경합주에 영향을 미치고, 또 위스콘신의 표심이 일리노이, 인디애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까지 확대돼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러스트벨트를 비롯한 경합주가 공화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언급하는 ‘대선 불복’ 가능성은 높다는 게 김 대표의 언급이다. 그는 “우편투표가 부정선거 소지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미국은 죽은 사람에게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유권자에게도 투표 용지가 갈 정도로 (인력이 부족해)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미국 대선은 패배를 인정해야 선거가 끝나는 시스템”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통령이 연방대법원 등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과반 이상(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방대법원 역시 보수 색채가 짙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버틸 개연성이 충분하다.

김 대표는 민주당 내 주도권 싸움 역시 주목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내 급진 좌파 세력은 ‘민주당은 더 어려워져 봐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며 중도 성향의 바이든 후보와 갈등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우편투표 부정 소지…실제 불복할 수도”

김 대표는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로 △코로나19(주요 경합주 확진자 증가, 백신 개발 여부) △인종주의 △우편투표 △연방대법관 임명 △후보 토론회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의 아이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한 것을 두고 “엄청난 호재”라고 했다.

그는 “(매우 보수적인) 미국 남부의 저학력 기독교 복음주의 성향의 바이블벨트 표심을 결집시켰다”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지는 않지만 공화당은 지지하는 성향의 유권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첫 TV 토론(오는 29일 예정)을 앞두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NYT에서 베테랑 기자들 6명을 동원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렇게 크게 실었던 걸 본 적이 없다”며 “(토론회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후보에게 ‘이걸 써먹으라’고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다만 “큰 임팩트는 없을 것 같다”며 “(민주당 인사들 역시 흠이 작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따지기 시작하면 미국 전체가 망한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하원 선거에서 한국계 4명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는 “뉴저지주의 앤디 김 의원 외에 캘리포니아주 2명, 워싱턴주 1명이 당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가 (한국계가 주류 정치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앤디 김 의원은 현재 유일한 현직 한인 연방 하원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