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제한속도 60km로 높인다…"스쿨존 탄력 적용"

by한광범 기자
2022.04.05 11:23:28

인수위, 안전속도 5030·스쿨존 제한속도 변경키로
사고위험 적은 시내도로 제한속도 60㎞ 상향 예정
큰도로 내 스쿨존, 요일·시간대 따라 40~50㎞로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한 학생이 등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시내 도로의 시속 50㎞ 속도제한이 보행자 안전과 상관없는 일부 구간에 한해 시속 60㎞로 높아진다. 시속 30㎞로 제한된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도 요일·시간대에 따라 최대 시속 50㎞로 상향된다.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안전속도 5030 및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과 관련해 향후 경찰청과 논의를 거쳐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시내 도로와 초등학교 인근 등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과속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들 도로의 제한속도를 크게 낮추는 ‘안전속도 5030’,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 제도를 시행했다.

보행자와 자전거 등 교통약자 보호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안전속도 5030 제도는 도시지역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내, 이면도로는 시속 30㎞ 이내로 통행속도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속도제한이 적용된 지역에서 보행자 사망사고가 16.7% 감소하는 등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속도제한 규제로 인해 도로 통행에 과도한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는 최근 보행자 접근이 어렵고 사고 위험성이 낮은 한강 교량 등 서울시내 20개 구간의 제한속도를 시속 60㎞로 상향 조정하도록 했다.



인수위는 서울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해 보행자 사고 위험성이 낮은 도로에 한해 제한속도를 시속 6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제한속도가 상향되는 도로들은 △보행자 접근이 어렵거나 보행자 밀도가 극히 낮아 사고 우려가 적은 구간 △주거·상업·공업 지역이 아닌 녹지 등에 인접한 곳 중 과속 가능성이 낮은 구간 등이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제한속도도 탄력적으로 변경된다. 현재 대다수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는 24시간 내내 시속 30㎞ 이하로 고정돼 있다. 하지만 심야시간대 등 어린이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크지 않고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시간대까지 일률적인 제한속도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 2017년부터 최근 5년 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2478건 중 저녁 8시부터 익일 오전 8시 사이에 발생한 사고 건수는 4.7%(117건)에 불과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도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규제는 요일 및 시간대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간선도로에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우 어린이가 다니지 않는 심야시간대 제한속도를 시속 40~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현재 제한속도가 40㎞ 이상인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해서는 등·하교 시간대에 한해 제한속도를 30㎞로 하향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도로가 협소한 지역은 가급적 시속 30㎞를 유지하되 큰 도로는 상향하겠다는 것이 인수위 구상이다. 아울러 어린이보호구역의 사고 예방을 위해 방호 울타리 설치, 카메라 증설 등의 사고 예방 대책도 함께 강구 중이다.

새 제한속도 적용 시기는 미정이다. 박순애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은 “경찰이 전국 속도제한 구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급적 빨리 시행할 것”이라며 “바로 시행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