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내년 IFRS16 도입…기업 대응상황 미흡”

by이명철 기자
2018.07.30 10:01:21

준비상황 설문서 절반 가까이 “부족하다” 응답
연결재무제표도 영향…프로세스 재정비·점검 시급

(이미지=EY한영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내년부터 새로운 리스 기준서인 IFRS16이 도입되지만 국내 기업 대응 상황은 미흡한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회계 컨설팅법인 EY한영은 국내 주요기업 회계 담당자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8.5%가 IFRS16에 도입에 대해 ‘준비 상황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일 개최한 ‘2019 IFRS16 도입에 따른 대응 전략 세미나’ 참석자 1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도입 준비가 완료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IFRS16를 도입하면 리스 이용자가 약정에 따라 생기는 권리와 의무를 재무상태표에 자산과 부채로 올려야 한다. 금융 리스와 운용 리스를 구분하지 않으며 현행 금융 리스를 계상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운용리스 이용 비중이 높은 기업은 계상하지 않던 자산·부채를 계상해야 해 부채비율이 높아지게 된다는 게 EY한영 설명이다. 모든 리스 이용자가 리스에 관련된 자산과 부채를 인식해야 해 계약에 리스가 포함돼 있는지를 식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 리스기준서는 항공운송업과 영업 매장, 전산기기, 지점, 통신장비 등을 임차해 이용하는 소매·유통·금융·통신업 등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일부 기업은 부채 비율이 100% 이상 증가할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 자산·부채를 관리하려면 임대·리스계약서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산화된 관리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현재 리스 자산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15.5%에 불과했다. 대부분 리스 계약서를 문서 보관 캐비닛에 보관(34.0%)하거나 담당자 개인 PC에 저장(27.2%)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5%는 올해 도입된 IFRS15도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70%는 연결 실체 내 리스 거래가 있다고 응답해 새 리스 기준서 도입이 연결 재무제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전상훈 감사본부 마켓리더는 “IFRS16 도입은 단순히 해당 회사의 별도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연결재무제표에도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 필요 자산을 리스하던 것을 직접 구매로 바꿔야할 수도 있어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준비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