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딛고 우뚝 선` 현대건설의 성공 비결은?

by김현아 기자
2011.03.16 14:22:42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전경련, 우수경영 사례집 발간
현대건설 "해외 공략, 영역 확대, 전문경영인이 비결"
기아차 "창의적 차별화로 디자인 경영 내재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부도난 지 10년 만에 자산규모 8조 5000억 원의 국내 1위 건설사로서 잘 나가는 현대건설의 비법은? 또 기아차가 '현대차의 아류'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지난 해 3분기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한 비결은 뭘까.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현대건설(000720), 기아차(000270) 등 국내 주요기업들의 우수경영 사례를 추적해 분석한 '「기업경영 Way 2011」-기업경영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를 발간했다.

◇현대건설, 전문경영인 체제가 성공비결 

이 책은 현대건설의 성공비결로 ▲내수에서 벗어난 해외 시장 공략 ▲ 단순시공을 넘어선 EPCM(설계, 구매, 시공, 운영)로의 확대 ▲김중겸 사장이란 전문경영인을 꼽았다.

"현대건설은 과거 부도까지 몰고 갔던 오너식 경영의 독단적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이는 현대건설이 그룹의 계열회사가 아닌 단독기업으로 본업인 건설 측면에서 전문화를 이루고 사업역량을 집중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인수후에도 현대건설이 해외사업에서 지금같은 위상을 유지하려면, 전문 경영인을 중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비슷한 맥락이다.

현대건설은 과거 고(故) 정주영 회장 현대그룹의 모기업이자, 현대그룹의 상징이었지만 2001년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00년 10월 부도처리됐다. 2001년 6월 최종적으로 워크아웃이 결정돼 정씨 일가 품에서 벗어나 채권단 관리 속에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가 지분 34.83%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고,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이 인수단장으로 선임되는 등 새로운 경영진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 완성차 업계의 엇비슷한 기술력 속에서 기아차가 무기로 내세운 건 디자인이었다.    디자인 경영은 기아차 대표이사 1년을 넘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과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가 주도했다. 이들은 2006년 9월 파리 모터쇼에서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 뒤,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만의 패밀리 룩을 선보인다. '슈라이어 라인'이라 불리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으로, 호랑이의 코와 입을 모티브로 했다.

로체 이노베이션을 필두로 쏘울, 포르테, K7 등 신규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슈라이어 라인이 적용되면서, 기아차의 브랜드 정체성이 시각화된다.

기아차는 국내 디자인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2008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춘 신차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은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부사장에게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은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은 올바른 자가진단을 통한 CEO의 결단력, 내부 공유를 통한 기업문화의 확립, 그리고 이를 통한 기업 정체성의 확립이라는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어 단순히 디자인에 치중하는 기업이라 볼 수 없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