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만 매일 5명 목숨 앗아가는 결핵, 2025년 백신 상용화”

by류성 기자
2021.03.22 13:42:19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 "올하반기 글로벌 임상3상 개시"
작년 하반기 임상 2a 안전성 및 면역효과 확인
성공시 세계 최초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탄생
성인 결핵백신 없어 국내서만 매년 환자 2만여명 발생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결핵백신 전문업체 큐라티스가 개발중인 성인대상 결핵백신의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 큐라티스 제공


큐라티스는 지난 하반기 진행한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 백신의 글로벌 2a상 임상시험 내용을 분석해 보니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은 아직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큐라티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큐라티스는 글로벌하게 성인 및 결핵백신의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바이오벤처다.

큐라티스의 결핵 백신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최유화 사업·개발 본부장(전무)은 “개발중인 결핵백신(QTP101) 투여군에서 안전성과 임상적으로도 우수한 내약성을 임상시험에서 확인하였다”면서 “특히 백신 투여군 가운데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으며 QTP101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강력한 세포성 및 체액성 면역반응을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결핵백신 2a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큐라티스는 글로벌하게 2b/3상 임상시험을 한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에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임상 규모는 5000여명 정도로 확보해 글로벌하게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한다는 게 회사측 계획이다. 최전무는 “올해부터 시작하는 2b/3상 임상시험에서 개발 중인 백신이 최종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게 되면 세계 최초로 2025년 결핵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결핵 백신은 영유아 대상 BCG 백신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명 가량의 영유아가 BCG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하지만 BCG 백신의 예방효과는 10여년에 불과해 성인 및 청소년이 결핵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백신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성인 및 청소년 백신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아 결핵은 여전히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자리하고 있다. 매년 세계적으로 140만명 이상이 결핵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 가운데 결핵 발병률 1위,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결핵으로 인해 매일 평균 5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결핵 환자수는 2만3821명에 달했다. 같은 해 결핵으로 사망한 환자는 1610명에 이른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러시아에서 개발에 성공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국내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하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직 러시아 측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최종 위탁생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억 도즈 안팎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업체로 선정된 배경에는 이 회사가 지난해 8월 충북 오송에 완공한 바이오플랜트가 있다. 이 바이오 공장은 대지면적 1만1448㎡, 건축 연면적 4241㎡ 규모로 연간 최대 2억5000만 도즈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큐라티스는 올해 초부터 이 공장을 활용해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의약품위탁개발 및 생산(CDMO)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조대표는 “구체적으로 회사명을 거론할수는 없지만 다수의 국내외 제약업체와의 CDMO 계약을 이미 체결 완료하고, 관련 서비스를 진행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 회사는 현재까지 CDMO 3개 업체와77억원 상당의 위탁 개발 및 생산 계약을 완료 또는 진행 중이다.

큐라티스 오송바이오플랜트 전경. 큐라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