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 쇼크 없었다…원화·주식·채권 '안도 랠리'

by김정남 기자
2018.03.22 11:39:56

금리 역전에도…韓 원화·주식·채권 '강세'
"FOMC 덜 매파적"…국내 시장 '안도 랠리'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리 역전 쇼크는 없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우리나라(1.50%)보다 더 높아졌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오히려 ‘안도 랠리’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목했던 올해 연중 인상 횟수는 3회로 기존과 같았고, 물가 전망도 그대로 유지됐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068.3원에 거래 중이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건 간밤 역외 시장부터 감지됐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3.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5원)를 감안하면 전날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2.30원)와 비교해 7.45원 하락한 것이다.

이는 경계감 가득했던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안도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보는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점을 시장은 주목했다. 골디락스는 완만한 경제 성장 와중에 물가도 안정적인 상황을 뜻한다.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미국의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낮은 물가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약할 가능성에 여전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3년 국채선물(KTBF)은 8틱 오른 107.49에 거래되고 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전날과 비교해 11틱 상승한 119.59에 거래 중이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상승하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강세라는 의미다.



미국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38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833%에 마감했다. 2년물 금리는 4.96bp 내렸다.

국내 채권시장 한 인사는 “우려했던 점도표 상향이 없었던 만큼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본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1.50%에서 1.50~1.75%로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도 하루 만에 오르고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6.68포인트 상승한 2501.65를 기록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FOMC 결과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기 때문에 미국 금융시장에서 큰 가격 변동이 없었다”며 “국내 금융시장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 중 올해 4회 인상을 내다본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당시 4회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16명 중 4명이었는데, 이번에는 15명 중 7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연준이 얼마든지 4회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FOMC를 매파적으로 볼 여지도 있는 이유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데뷔전은 신중했다”며 “국내 시장의 안도 랠리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