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엄마들..."70만원어치 쟁여놔도 부족"vs"사재기 자제"

by박한나 기자
2020.02.25 10:33:33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평소처럼 일주일치 장 보러 마트 갔는데 겁을 잔뜩 먹고 돌아왔다. 만두 같은 냉동식품은 다 털렸고 라면도 몇 개 없어서 겨우 집어왔다. 내일 오픈 시간에 맞춰서 다시 와야겠다.”

2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역 마트 매대가 ‘털렸다’는 목격담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대구·경북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속속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마스크와 알콜 등 위생용품에서 시작된 사재기 조짐이 생필품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시민들이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는 대신 한 번 장 볼 때 쌀, 통조림, 계란, 라면, 화장지 등을 평소보다 많은 양을 사가면서 매대가 자주 비게 된 것으로 보인다.

어린아이가 있어 외출을 더욱 삼가고 있는 가정은 기저귀, 분유 등 아기용품과 식품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불안이 더 크게 나타났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여러 지역 육아정보 커뮤니티에서는 “이틀 동안 마트에서 40만원, 인터넷에서 30만원어치를 샀는데도 부족한 것 같다”, “오늘 가족까지 연락 와서 물건 사두라는데 뭘 사야 할 지 모르겠다. 임산분데 어떤 걸 사두면 좋을지 알려달라”, “생필품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마트 가보니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느껴 즉석밥, 라면, 통조림, 냉동식품을 주문했다”와 같은 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 “대형마트에 없는 라면, 여기서 샀다”, “○○동 마트인데 벌써 생수 떨어졌어요”, “통조림, 즉섭밥 핫딜 추천”등 구매 정보를 나누는 글도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시중에 생필품이 떨어진 상황이 아님에도 사재기 관련 글이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아이가 있다 보니 자주 장보기가 어려워 미리 사두는 편이다. 그러니 이럴 때 필요한 만큼 사두는 거 이해되는데 다른 사람까지 불안을 자극하지 않았음 좋겠다. 카페만 들어오면 무서워진다”고 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청결 신경 쓰면서 가능한 외출 자제하는 걸로 대응하면 될 것 같다. 사재기나 공포심 조장 글은 자제하자” 등 차분히 대처하자는 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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