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송치에도...지금 n번방은 "쫄지마", "잡혀봤자 5년"
by박한나 기자
2020.03.25 09:56:47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은 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4)이 25일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비슷한 대화방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번방’ 사건의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잠입취재단 ‘불꽃’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n번방은 지금도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불꽃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A씨는 “지금도 텔레그램뿐 아니라 모든 성 착취물이 오가는 텔레그램의 채팅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박사가 잡혀도 텔레그램에서 많은 가해자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확실히 그전보다는 많이 어수선해지긴 했다. 그래도 아직 간간이 그 성 착취물 영상이 올라온다”고 전했다.
A씨는 박사가 잡힌 후 2만명 이상 다수가 모인 방들은 사라졌고 3000~6000명씩 모인 방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성 착취물에 대한 강경 대응이 예고됐지만 처벌수위가 낮을 것을 예상해 안심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불안해하는 기색을 누가 보이면 서로 독려를 해 준다. ‘FBI에서도 포기한 걸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느냐’, ‘절대 안 뚫린다’, ‘쫄지 마 얘들아’ 이러면서 자기들끼리 안심을 시킨다”고 했다.
또 “얘네들이 말을 하는 게 ‘많아야 5년 이상은 안 받겠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거든요. 본인들이 (처벌을) 얼마 안 받을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더 판치는 것. 자기들끼리 이전에 잡힌 사람들이 얼마나 받았는지 정리를 해놨다”고 꼬집었다.
앞서 A씨는 모니터링 중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협박에 의해 성착취 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화방에는 피해자들의 나이와 사는 지역 등 신상정보도 나와 있고 ‘강간하겠다’는 이야기도 부지기수로 오간다”고 했다.
이 같은 대화방에 참여하는 이들에 대해 “죄의식이라는 게 없다. 그냥 야동이라고 생각을 해서 소비하고 희롱하고 끝”이라며 “불법 촬영물이나 영상을 올릴 시에 인정을 받을 수 있으니 현실의 ‘루저’들이 많지만 명문대 학생도 있다. 고등학생, 대학생이 가장 많고, 30~50대도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