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대전의 모습, 사진으로 직접 확인해봐요"

by박진환 기자
2019.11.20 11:00:58

대전시립박물관, 日서 촬영한 역사자료 40여점 전시

1910년대 당시 일본군으로 구성된 대전수비대 사진=리츠메이칸평화박물관 소장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립박물관이 국외에 있는 대전의 역사자료를 수집·공개한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 국제평화뮤지엄을 찾아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40여점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고, 해당 자료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중요 자료인 ‘공주대전간개수선로일람(公州大田間改修線路一覽)’은 대여를 통해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준비 중인 ‘대전7030 특별전 : 대전, 도시의 기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 전시회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1910년대 대전 중앙로 사진=리츠메이칸평화박물관 소장


이번에 대여받은 자료는 1913년경 제작된 지도로 1911~1913년 공주-대전간 도로의 개수공사도(改修工事圖)다.

40㎞에 이르는 금강변 도로의 공사 내용과 함께 뒷면에는 충현서원과 동학사, 유성온천과 같은 주변의 지역의 명소에 대한 개략적인 안내문이 수록돼 있다.



특히 1910년대 당시 공주와 대전의 시가지 지도가 함께 인쇄돼 있어 두 도시의 시가지 규모와 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로도 가치가 높다.

또 이번 조사를 통해 대전시립박물관은 현 대전 중앙로의 옛 모습과 콘크리트로 가설되기 이전의 목척교 사진, 최초의 대전역과 대전신사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 자료는 우에노 사다츠구(上野貞次)라는 인물이 리츠메이칸대 국제평화뮤지엄에 기증한 것들로 그는 1909년부터 1915년까지 조선수비대의 장교로 복무했다.

그의 부임지 중 하나가 대전이었는데, 이번에 조사된 자료들은 대부분 그 시기에 것들로 추정된다.

사진들은 대부분 엽서로 제작된 것들인데 군사우편으로 분류돼 있으며 수발신지가 ‘대전수비대(大田守備隊)’로 돼 있다.

대전수비대는 지금의 서대전역 부군에 주둔했던 일본군 보병 제80연대 3대대 이전 대전을 방어했던 일본군 병력이었다.

이번에 조사된 자료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는 특별전의 부대행사인 ‘큐레이터 토크’를 통해 이뤄진다.

류용환 대전시립박물관장은 “한일관계가 심하게 경색돼 있는 시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술과 문화 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며 “일본 내 양심적 평화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 왜곡돼 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일본에 바로 알리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