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적정`에도 신용등급 하향우려 `여전`

by이후섭 기자
2019.03.26 10:35:03

감사의견 한정에서 적정 변경…적자폭 대폭 확대
신평사 "직접적 요인 해소에도 등급 하향검토 변함없어"
재무건전성 추가 검토해 3개월내 등급하향 여부 결정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적정`으로 만회했지만,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감사의견 `한정`으로 회계 신뢰성이 훼손됐으며,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대폭 확대되는 등 유동성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변경된 재무제표 수치를 반영해 3개월 내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감사의견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에서 `적정`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 해당여부도 `해당`에서 `미해당`으로 변경됐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지적했던 에어부산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데 따른 자본총계 과소계상과 마일리지이연수익, 운용리스항공기 정비충당부채 관련 수정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BBB-`인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과 `A3-`의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 모두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고, 재무제표 상의 실적이 잠정실적 대비 대폭 저하됐다는 것이다. 회계정보 신뢰성 저하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돼 유동성 위험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이 2영업일 만에 감사의견 `적정`으로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던 직접적인 사유는 해소됐지만, 신용평가사들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 신평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회계적인 신뢰도가 떨어졌으며,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왔다고 해서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던 것을 바로 바꾸지는 않는다”며 “실적 저하추세, 유동성 위험 등을 추가적으로 검토해 3개월 내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날 기재정정을 통해 공시된 재무제표 상의 수치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감사의견을 받기 위해 외부감사인의 지적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정정 전(887억원)대비 600억원 가량 줄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88.5% 감소한 수준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정정 전 각각 1302억원, 1050억원에서 정정 후 2496억원, 1959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2017년(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3743억원, 당기순이익 2626억원)과 비교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별도 기준 영업손익은 정정 전 459억원 흑자에서 351억원 적자로 변경했다. 재무제표 재작성 과정에서 800억원 가량의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정정 전 각각 191억원, 125억원에서 정정 후 1223억원, 963억원으로 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단기성 차입금이 약 1조2000억원으로 상환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9843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유동화차입금에 대한 레이팅트리거(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가 잠재적 부담요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