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새대표 '금융통' 최흥식 전 하나금융 사장(종합)

by김미경 기자
2015.06.30 12:07:58

클래식 조예 깊은 경영전문가 내정
7월1일자로 임명..임기는 3년
대외교섭 및 조직 소통능력 탁월해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박현정 전 사장의 사퇴로 공석 중인 신임 대표이사에 최흥식(63)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내정됐다. 지난해 말 박 전 사장이 사퇴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서울시는 7월 1일자로 금융권 출신인 최 전 사장을 서울시향 새 대표이사로 임명한다고 30일 밝혔다. 임기는 2018년 6월 30일까지 3년이다.

최 신임대표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및 이사와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연구조정부장·선임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과 원장, 연세대 경영대 교수 등을 역임한 ‘금융통’ 경영전문가다. 경기고와 연세대,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릴르 제1대학교와 파리 도핀대학교에서 각각 경영학 박사와 국가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06년부터 서울시향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대표 협찬사다. 최 신임대표 역시 사장 재임 시절 서울시향과 직접 후원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연을 지속해왔다. 2006년 정명훈 예술감독의 부임과 함께 ‘서울시향의 베토벤 심포니 사이클’을 시작으로 서울시향 대표 공연을 10년째 후원해 문화예술단체후원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2014년 최 신임대표가 ‘하나클래식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베토벤 교향곡’ ‘말러 교향곡’ 등의 일부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켜왔다.

서울시향 측은 최 신임대표가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경영전문가인 만큼 예술단체를 경영·수행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기업 메세나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금융기관 출신으로 안정적인 재원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점, 또 평소 클래식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어 개인적으로도 예술단체 후원활동을 꾸준히 해온 점 등이 높이 평가돼 서울시향을 책임 있게 이끌 적임자로 내정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공립예술단체 수장을 놓고 ‘예술’과 ‘경영’의 충돌문제가 빚어졌던 만큼 서울시도 두 차례 재공모에 나서는 등 이번 인사에 신중을 기해왔다. 서울시는 “최 신임대표가 다수의 금융기관 CEO를 역임하며 탁월한 대외교섭능력과 조직소통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감각도 갖췄다”며 “서울시향의 조직안정과 국내외 신뢰회복을 도모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서울시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재계약 협상은 원만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계약 협상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며 “고액연봉 지적과 업무비 횡령 논란 등을 겪으면서 협상이 유연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