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증가세 둔화하나…예·적금에만 한 달 새 22.5조 몰려

by최정희 기자
2022.08.11 12:00:00

한은, 6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광의통화 전년동월비 8.8%↑…2년 3개월래 최저
예적금으론 돈 들어오고 MMF 등에선 자금 빠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시중 유동성이 올 들어 내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은 1년 전과 비교해 8.8% 증가, 2년 3개월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한 달 새 12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정기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 유동성 증감률(%) 출처: 한국은행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6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중 광의통화(M2, 원계열·평균잔액)는 1년 전 대비 8.8% 증가했다. 올 들어 6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증가율로 따지면 2020년 3월(8.4%) 이후 2년 3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전월(9.3%)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뚝 떨어졌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MMF, 수익증권 등을 말한다.

전월비로 보면 12조원,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0.8%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상품별로 보면 금리 상승으로 정기 예·적금이 전월비 22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반면 금리 상승에 단기채 수익률이 하락하자 머니마켓펀드(MMF)에선 10조2000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에선 2조7000억원이 줄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14조7000억원 유동성이 증가했다. 주로 금리 상승, 안전자선 선호 등으로 예·적금 위주로 자금이 늘어났다. 기타부문은 소상공인 지원 등의 재정자금 유입으로 예·적금 위주로 6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증권 등 기타금융기관에선 MMF를 중심으로 16조9000억원 가량 자금이 유출됐다. 기업도 유동성이 2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의 은행 대출은 연초 이후 7월까지 무려 71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기업의 유동성은 전월비로는 감소했지만 대출 증가로 전년동월비로는 6월 8.7% 증가했다.

M1(협의통화)는 전년동월비 7.8% 증가했다. 2021년 2월(26.0%) 이후 1년 4개월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M1은 전월비로는 0.1%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년동월비로는 7.7% 증가해 6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전월비로는 0.3% 증가했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전년동월비 7.5% 증가했다. 전월비로는 0.2% 감소해 작년 5월(-0.4%) 이후 1년 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손해보험사 장기저축성 보험계약준비금 등이 감소하고 국채 발행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