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1시간 늦게 열었다고…병원장 "무릎 꿇고 빌어도 안돼"

by이선영 기자
2021.07.15 11:07:30

"처방전 주지 않겠다" 협박성 발언까지
A씨 "약사라는 직업 내려놓고 싶다"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한 약사가 약국 문을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같은 건물 병원 의사로부터 폭언을 들었다. 이 의사는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약국이 없어 그냥 돌아가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충남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가 지난 1월 약국 문을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같은 건물 병원 B원장에게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약국 문을 늦게 연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B원장을 찾아갔으나 돌아온 것은 폭언이었다. B원장은 “내려가세요. 나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안 돼! 내 성격을 모르나 본데, 나 당신네하고 절대 일 안 해, 하지 않아. 가! 가! 가라고!”라고 소리쳤다.

이어 B원장은 “환자들 다 왔다가 그냥 돌아갔어요. 그 피해금액에 대해서 몇천만 원 갖고 와. 안 그러면 나 용서 안 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B원장은 약국의 수익과 직결되는 처방전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처방전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약국의 수입이 끊기게 된다.

그는 “나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면 난 그 사람 가만 안 두거든. 가서 빨리 일하세요”라며 “내가 영원히 약사님하고 일할 일은 없을 거예요. 아 진짜야 빨리 가! 그쪽에 내가 처방전 줄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했다.

A씨는 이 같은 협박에 B원장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빌어야만 했다. A씨는 “제가 20대를 바쳐서 약사 면허증을 땄거든요. 약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싶어요”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B원장은 뒤늦게 A씨의 약국을 찾아가 “세상에 살아오면서 힘든 일을 많이 안 겪어 보셨어요? 혹시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찾아왔다)”라며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