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운 기자
2019.04.23 10:50:33
제품 결함 논란에 근본적인 원인 규명·해소키로
"폴더블 주도 이미지 충분히 확보"..'신중' 기조
힌지 등 전반적인 조사·검토..외신 "올바른 결정"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첫 폴더블(Foldable·접히는 형태)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이 ‘갤럭시 폴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화면결함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원인을 밝히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갤럭시 폴드’의 리뷰용 제품에서 화면이 깜빡거리거나 부풀어오르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잇따라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출시를 연기해서라도 제품의 완성도를 한단계 높이고 디스플레이 손상을 방지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의 조치에 대해 출시시기에 얽매이기보다 완벽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내부적으로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 으례 따라오는 ‘혁신의 산고’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LG전자도 최근 5G 폰인 V50의 출시 날짜를 4월 19일에서 연기한 바 있다. 삼성은 앞으로 문제가 된 화면의 보호막 적용방식을 바꾸는 재설계 뿐만 아니라 힌지(접히는 부분) 등 전반적인 제품 구성과 안전성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선제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선 만큼 2016년 갤럭시노트7 때와 같은 복잡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폴드는 올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무대에서 제품을 소개했고,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주에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전시회에서 갤럭시 폴드는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갤럭시 폴드 실물을 직접 접해본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꽤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런 호응 속에 삼성은 지난 18일 미국 매체를 대상으로 갤럭시 폴드 브리핑을 했고,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리뷰용 제품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후 “화면이 깜빡거리는 등 결함이 발견됐다”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일각에서는 출시를 연기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처음에는 “화면 보호막(필름)을 벗기지 말라고 안내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뜯어내서 생긴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23일 전격적으로 출시 잠정연기를 결정했다.삼성전자측은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폴더블 시장을 이끄는 이미지를 확보했으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평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소비자에게 보다 완벽한 제품을 선보이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올바른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폴더블폰은 최근 성장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주목받았다. 다만 하드웨어 구조상의 여러 제약조건으로 인해 실제 제품공개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난 2011년 처음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윰’(YOUM)을 공개한 이후 여러 차례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고, 8년만에 드디어 완제품을 선보였으나 화면결함 논란 속에 결국 출시를 미루게 됐다.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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