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습공백' 속 고3 모의평가…"수업격차 걱정, 백신접종 기대"

by공지유 기자
2021.06.03 12:00:09

3일 '수능 가늠자' 전국 6월 모의평가 시행
고3 "코로나로 수업 제대로 못해"…1년 학습공백 걱정
7월 백신접종엔 '기대 반·걱정 반'…"추가 방역대책 필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가늠자가 될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3일,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업능력이 떨어지지 않았을지 걱정했다.

최근 방역당국이 수능을 앞둔 고3 및 재수생들에 대해 7월 중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학생들은 백신을 맞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학교발(發)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방역대책 없는 전면등교 추진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이과 통합 체제로 시행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첫 모의평가가 실시된 3일 오전 대전 서구 괴정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제1교시 문제를 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월 모평’ 보는 학생들 “코로나로 집중력 떨어져…격차 걱정”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는 체육복 등 편안한 차림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책이나 문제지를 보며 교문으로 들어섰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역당국은 고3을 제외한 고1~2학년 학생들에 대해 원격수업 조치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고2였던 현재 고3 학생들은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했다며 ‘n수생’들과의 격차를 우려했다.

여의도여고에 다니는 최모(18)양은 “작년에 학교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학원과 독서실을 병행했다”며 “수업을 제대로 들었던 n수생들이 들어오니까 등급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모(18)양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학원도 다니지 않았어서 사교육을 받은 친구들과 격차가 벌어질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 및 비대면 수업 증가로 중고등학생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교육부 공식 통계도 나왔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3과 고2 전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고2의 경우 국어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13.5%로 전년(9.0%)보다 4.5%p 증가했다. 보통학력 이상 수준에 해당되는 학생 비율도 고2의 경우 국어 69.8%, 수학 60.8%, 영어 76.7%로 전부 전년보다 감소했다.

심리 적응도·교육환경만족도 등 학교생활 행복도 역시 낮아졌다.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일수 축소 등으로 학습 결손이 발생해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 집중할 수 있어” 백신접종 기대감…“추가 대책 필요” 우려도

이같은 우려에 교육부는 2학기부터 모든 학년이 매일 학교에 가는 전면 등교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11월 18일 예정된 수능시험을 앞두고 여름방학인 7월 전까지 고3 학생들과 전체 교직원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방역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백신 접종에 기대를 나타냈다. 서울 서초구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서모(18)군은 “작년 수능 때처럼 가림막을 두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는데 아무래도 집중에 방해가 되고 거슬린다”며 “백신을 모두 맞고 방해요소 없이 시험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감염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강북구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 등 35명이 확진되는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며 전면등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여의도여고에서 만난 최모(18)양은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어서 기대가 된다”면서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얘기가 많아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고3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은 마련됐지만 나머지 학년 학생들에 대한 접종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등교를 추진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전면등교를 추진하려면 고3뿐 아니라 나머지 학생들도 조기에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과밀학급 문제 해결, 방역지원인력 확보 등 현장에서 방역대책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