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국가간에 협상해 놓은 걸 뒤집는 건 쉽지 않다”… 사드배치 존중

by선상원 기자
2017.01.13 10:30:07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13일 박근혜 정부가 결정한 사드배치를 존중하겠다고 밝히자, 야권 일부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저는 사드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임 정부가 국가간에 이미 협상해 놓은 걸 이제 와서 뒤집는다는 건 쉽지 않다”며 거듭 사드배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인이 어떤 입장에 가담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진정한 정치 지도자는 우리 모두의 이익을 위해 용기있게 걸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안 지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얘기해달라는 질문에,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것대로 존중하겠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드배치 문제를 차기 정권으로 넘기라는 더불어민주당내 다수의 의견과는 다른 입장이다. 안 지사는 “그러나 사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배치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안 지사가 사드배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히자, 바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안보정책을 밝힌 안 지사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남북관계 재개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등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주권과 평화를 앞세우는 이런 안보정책 비전이 유효하다면 사드 배치부터 중단하고 재검토를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안보 비전이라면 차라리 발표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공연히 야권 지지자들을 혼란에 빠뜨려 무엇이 진짜 안보인지 헷갈리게 하는 비전의 공해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안 지사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안희정 사드 찬성’이라고 하면서 진보 진영은 서운하다 그러고 반대 진영은 기특하다 그럽니다. 5000만 국민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진영을 떠나 합리주의적 생각을 견지해 나가는 건 굉장히 어렵다”면서 “전통적 한미 전략적 동맹관계를 그렇게 쉽게 처리하면 안 된다”며 한미 정부간에 합의된 사드배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입장으로 가려 한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 정말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 가장 용기있게 걸어가고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