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대체불가' 전력, 대한민국 특수전 부대

by김관용 기자
2020.10.05 11:00:30

올해 국군의날 행사, 특수부대 과시 위해
건군 이래 최초로 육군 특전사서 열려
北 공무원 총격에 행사 기획 취지 반감
육군 특전사 등 6개 부대 활약상 주목해야

UDT·707특임대 등 한국군 특수부대 활약상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1일은 국군 창군 7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올해는 추석 연휴로 인해 국군의날 기념식이 9월 25일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건군 이래 최초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개최됐습니다. 최정예 특수부대의 면모를 과시해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가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여정을 ‘강한 힘’으로 뒷받침한다는 의지를 피력한다는 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이 알려진 직후여서 행사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에 이에 대한 언급과 대북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만 부각됐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는 말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국군의날 행사의 취지는 반감됐지만,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믿음직하고 든든한 국군’의 중심에 특수부대가 있다는 점은 되새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우리 군에는 6개의 특수전부대가 있습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해군 특수전전대(UDT/SEAL) 및 해난구조대(SSU), 공군 탐색구조비행전대(SART) 및 공정통제중대(CCT), 해병대 특수수색대 등입니다. 이들은 비정규전을 주도해 단시간 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대체불가 부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특수전부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되면 되게 하라”…韓 특수부대의 산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부대 구호로 유명한 육군 특전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수전 부대입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이듯, 특수전 역시 광복군 역사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습니다. 1945년 4월 광복군 독수리 요원들이 미국 첩보부대 OSS와 함께 ‘독수리 작전’을 준비한 것이 시초라는 얘기입니다. 38명으로 시작된 특전부대는 6.25 전쟁 당시 북파공작부대로 활약한 일명 ‘켈로부대’로 이어졌습니다. 1958년 4월 1일 제1전투단이 창설되면서 지금의 특전사로 거듭났습니다.

특전사는 유사시 적진 깊숙히 침투해 게릴라전과 수색·정찰, 요인암살 및 납치, 인질구출, 주요시설 폭파 등 각종 비정규전을 수행합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파병된 맹호부대와 백마부대에 배속돼 적 교란과 기습작전 등의 특수작전을 수행한바 있습니다. 특히 전시가 아닌 평시엔 무장공비 침투시 대간첩 작전을 주도합니다. 실제로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각종 대간첩 작전에 투입돼 무장공비들을 사살하는 수훈을 세웠습니다.

지난 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특수전요원들이 특공무술 시범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특전사 예하 일부 여단이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하고 5.18 민주화운동에 진압군으로 투입돼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전사 예하 부대 중 707특수임무단은 특수부대 내의 특수부대로 불립니다. 평시에는 대테러 작전이 주임무이지만, 전시에는 비밀작전을 수행합니다. 이에 따라 정확한 임무와 조직, 규모, 훈련내용 등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창설된 특수임무여단 역시 유명합니다. 제13공수특전여단으로 개편된 이 부대는 처음에는 ‘참수부대’로 소개됐습니다. 과학화된 장비와 다양한 자산을 운용해 적 수뇌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기 때문입니다.

실전에 강한 특수부대 역량 과시

해군의 특수부대는 UDT/SEAL과 SSU가 있습니다. 우선 1955년 수중폭파대(UDT)로 시작된 해군 특수전전대는 1975년 특수전(SEAL)임무가 추가되면서 UDT/SEAL 부대가 됐습니다. 상륙작전에 앞서 적 해안에 침투해 기뢰 등 수중 장애물과 해안포, 레이더 등을 제거하고 상륙부대에 각종 해안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평시에는 해상 대테러작전이 주임무입니다. 청해부대의 핵심 전력으로 ‘아덴만 여명 작전’을 통해 실전에 강한 부대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한바 있습니다.

해군 SSU는 전군 최고 수준의 수중 작전 능력을 보유한 부대로 극한의 재해·재난 환경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1950년 9월 1일 해상공작대로 창설된 이래 세계 최대 수심 인양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잠수 능력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고 합니다. SSU 대원들은 극악의 환경에만 투입되는데, 이에 대비해 훈련 내용 중 마스크에 물을 채우고 하루 종일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특수전부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헬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정예 공군 베레, 해병 특수수색대

공군에도 베레모를 쓰는 특수부대가 존재합니다. 우선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입니다. 여기에는 적갈색 베레모를 착용하는 항공구조사들이 있는데, 이들은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조난한 파일럿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1958년 8월 제33구조비행대대로 창설된 이후 최신 기종 헬기로 전력을 보강하고 인원을 늘리면서 1995년 전대급 부대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2000년 이전까지는 공군의 항공 구조 임무를 미 공군이 대신해 줬지만, 현재는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제5공중기동비행단 예하 공정통제중대 역시 공군의 특수부대입니다. 붉은 베레모를 착용하는 공정통제사(CCT)가 속한 곳입니다. ‘가장 먼저 투입돼,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First there, Last out)는 부대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활주로나 관제 시설이 없는 곳에 먼저 침투해 기상·풍향·풍속 등의 정보를 아군 수송기에 알려주고 수송기가 원하는 위치에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관제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현재 20여명 정도만 있을 정도의 소수정예로, 한국의 특수부대들 중 가장 적은 인원으로 부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0년 4월에는 동티모르에서 한국군 수송기 관제 임무를 수행했으며, 2005년 이라크전 당시 쿠웨이트 다이만 부대에 파병돼 기상 상황 조사 등의 임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상륙부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해병대 특수수색대는 가장 최근에 창설된 특수부대입니다. 지난 2018년 5월 출범한 이 부대의 주임무는 대테러, 특수정찰, 직접타격 등입니다. 기존의 병 위주의 수색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간부 위주의 특수수색대로서 올해 7월 제11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군 대테러특수임무대로 격상됐습니다. 내년에는 중령이 지휘관인 대대급 규모의 부대로 증편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