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사고, 한 건도 없어야"…'노란색 횡단보도' 점검

by조민정 기자
2023.05.17 12:00:00

17일 윤희근 경찰청장, 덕의초 교통지도
"최근 스쿨존 사고로 무거운 책임감 느껴"
오토바이·정지선·역주행 등 위험 곳곳 도사려
노란색 횡단보도·방호울타리 등 설치 확대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어린이 교통사고는 단 한 건이라도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큽니다. 신경을 바짝 세워야 해요.”

최근 전국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 안전시설 점검에 나섰다.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직접 둘러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윤 청장은 ‘노란색 횡단보도’ 등 스쿨존 안전시설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7일 서울 구로구 덕의초등학교에서 학교주변 통학로를 점검한 후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노란색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노란색 횡단보도, 노란색 신호등, 노란 조끼를 입은 녹색어머니. 17일 서울 구로구의 덕의초등학교 앞은 다른 도로와 달리 노란색이 물결을 이뤘다. 노란색 횡단보도는 운전자가 스쿨존에 진입했단 인식을 높이기 위한 시설물로, 서울에선 덕의초등학교에 최초로 설치됐다. 스쿨존 양 끝자락 차도에 노란색으로 크게 적힌 ‘기·종점’이란 큰 글씨는 스쿨존이 시작하고 끝나는 곳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날 오전 정부 출범 1주년 국정과제 현장 점검차 덕의초등학교를 찾은 윤 청장은 스쿨존 일대를 둘러보고, 등교하는 어린이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며 교통지도에 나섰다. 윤 청장은 “최근 (수원)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에 있던 사고로 안전을 담당하는 청장으로서 피해자 부모의 눈물을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어린이들이 교통안전 걱정 없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교통지도 이후 이어진 학부모·학교·지자체 등 관계자 간담회에선 안전시설 문제와 더불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어린이의 안전문제도 논의됐다. 관계자들은 정지선을 지키지 않아 위험한 순간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오토바이 신호위반, 일방통행 역주행 등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5년째 덕의초에서 근무 중인 김근태 학교보안관은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에도 신호위반을 하거나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가 있어서 평상시에도 안전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대로변인 정문에 비해 후문은 안전의식이 낮은데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차량을 보면 섬뜩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엔 아이들 하교를 위한 학부모의 차량과 학원차량 등으로 학교 인근이 혼잡해 더욱 안전의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 ‘노란색 횡단보도’, ‘어린이 보호구역 기·종점 노면 표시’를 도입하고 ‘방호 울타리’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노란색 횡단보도는 지난해 전국 7개 시·도 12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3개월간 시범 설치 중이며, 보행자·운전자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운전자 88.6%가 지난해 10월 “(노란색 횡단보도가) 보호구역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방호 울타리는 도로교통법 개정 등을 통해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구로구 신도림중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한 윤 청장은 “덕의초등학교 간담회와 신도림중학교 학폭 예방교육에서 나온 국민의 소중한 의견을 주요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오토바이는 번호판 전·후면을 모두 찍어 단속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인력 제한이 있지만, 필요에 따라 점검하는 등 교통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7일 서울 구로구 덕의초등학교에서 학교주변 통학로를 점검한 후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노란색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