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체육대회 가라' 케이뱅크 단합대회는 MZ도 "좋아요"

by정두리 기자
2023.06.09 14:23:41

등산, 체육대회로 대표되던 기업 단체행사 벗어나 자율성↑
2~3개 팀이 모여 직접 기획, 운영하는 ‘Co-끼리 데이’ 실시
이색체험 원데이 클래스, VR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 활발

케이뱅크가 임직원들과의 단합을 위해 진행한 막걸리 클래스. (사진=케이뱅크)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MZ세대 직원과의 함께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과거 등산, 체육대회로 대표되던 임직원들의 소통강화 및 단합을 위한 단체 행사의 모습이 색다르게 바뀌고 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단합대회의 틀을 깨고 구성원들이 행사 날짜, 내용 등을 원하는 대로 기획하고 기업은 일절 관여하지 않은 채 지원비만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한달을 ‘Co-끼리 데이’ 기간으로 정하고 사내 행사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Co-끼리 데이’는 평소 업무 진행 시 코워크(Co-work)를 하는 2, 3개 팀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그룹을 형성하고 서로의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행사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운영했다.

업무 연관성이 높은 유관 팀이 그룹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대출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획팀과 실제로 앱 내에 대출 상품을 구현하고 IT 개발을 실행하는 IT팀이 함께하는 식이다.



여러 팀이 그룹을 만들어 행사를 기획한 만큼 원데이 클래스 수강, 루프탑 공간에서 진행하는 파티, 가상현실(VR) 카페에서 즐기는 실내 스포츠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몇몇 그룹은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체험에 도전해보는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했다. 동료들과 함께 손수 막걸리를 빚고 감자전을 만들면서 평소 업무에서 하는 협업과는 다른 새로운 활동을 즐겼다.

필름카메라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 그룹은 아날로그 방식의 필름카메라 작동법을 수강하고 서촌, 경복궁 일대에 출사를 나가 직접 카메라로 풍경을 촬영하고 현상하는 체험을 했다. 필름카메라 클래스에 참여한 직원은 “업무가 아닌 ‘필름카메라로 직접 사진 찍기’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동료들과 작동법을 배우고 서로를 찍어주면서 좀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임직원들과의 단합을 위해 진행한 VR게임 체육대회. (사진=케이뱅크)
운동장에서 단체로 모여 여러가지 운동 종목을 경쟁했던 기존 체육대회를 탈피하고 요즘 트렌드에 맞게 진행한 그룹도 있었다. 축구, 사격, 양궁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VR로 체험하고 실제 경기를 하듯 게임을 하고 승부를 가렸다. 한 직원은 “회사에서 하는 행사는 보통 강당이나 운동장에서 하는 체육대회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VR을 통해 게임을 하면서 더 다양한 종목으로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케이뱅크 인사팀 관계자는 “몇 년 간 코로나로 사내행사 운영이 어려웠는데 같은 기간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많은 직원들이 입사해 다같이 가까워질 기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특히 개성이 강한 MZ세대의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을 높이기 위해 회사 일방적인 행사 진행이 아닌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