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호석화, 금호리조트 인수 유력..박찬구 회장 통큰 베팅 통했다

by김영수 기자
2021.01.20 10:07:22

차순위자와 격차 커..2000억원 후반대 제시
박 회장, ‘금호家 마지막 자산’ 인수의지 반영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나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내놓은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이 써낸 인수가격은 차순위자와 격차가 큰 2000억원 후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박찬구(사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금호가(家)의 마지막 유산을 인수하기 위해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실시한 금호리조트 본입찰에는 적격인수후보(숏 리스트)로 선정된 금호석유화학, 라인건설, 화인자산운용, 브이아이금융투자, 칸서스자산운용 등 5곳이 모두 참여하면서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였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리조트의 최대주주인 금호티앤아이(지분율 48.8%)를 포함한 아시아나IDT(26.6%), 아시아나에어포트(14.6%), 아시아나세이버(10%) 등이 보유한 지분으로,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2월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 매각가로 5000억원가량을 예상했지만 실제 원매자들은 이보다 미치는 못하는 20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호텔과 아시아나CC 회원권 부채(예수 보증금)와 금융권 부채 등이 본실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매각가가 낮아진 것이다.



실제 금호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420%에 달해 인수후보들은 적정인수가로 2000억원 안팎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금호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515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보수적으로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지분율 11.02%)은 차순위자와 격차가 큰 2000억원 후반대를 제시하며 승기를 잡았다. 금호석유화학은 과거에도 골프장 인수를 추진한 전례가 있지만 보수적인 가격을 써내 고비를 마셨었다. 하지만 이번 금호리조트는 금호가(家)의 마지막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박찬구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36홀 규모의 아시아나CC(회원제·경기도 용인)는 코로나19에도 호조세를 보이며 단독 매각가로만 3000억원 안팎 정도가 거론될 정도로 높은 가치가 인정되는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측은 “아직 정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본입찰)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아시아나CC 전경. 회원제로 운영 중인 아시아나CC는 36홀로 코스면적은 67만평에 달한다. (사진=아시아나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