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보합..`무거운 박스권`(마감)

by황은재 기자
2006.04.12 17:47:30

장외서 국고채 5년물 5.19%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채권시장이 12일 전날에 이어 보합권에 마감했다. 미국채 수익률 하락 영향으로 강세로 출발한 뒤 강보합권에서 횡보했다. 장 후반들어 추가 금리하락이 막히자 참가자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서며 금리 하락분을 되돌림했다.

공기관들의 자금 집행과 대기 예정으로 단기물 영역에 매수세가 일부 유입됐고 국고 10년물은 스왑관련 현물 매도가 늘면서 전날보다 2bp 상승했다.

채권시장이 박스권에 갖히면서 참가자들의 움직임도 많지 않았다. 국채선물은 오전동안 1만여계약 정도가 거래되는 수준에 불과했고 현물 시장도 호가가 줄어드는 등 관망 대응이 많았다. 그러나 곳간을 채우려는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실시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진공채 5년물 입찰에서 4700억원이 응찰해 1700억원이 5.26%에 낙찰됐다. 국고 5년과의 스프레는 8bp 수준으로 좁은 스프레드에도 채권을 사려는 곳이 만만치 않아 만기 보유를 위한 `채권 사자`는 꾸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들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스왑 단기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양상이다.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3년 5-3호, 국고 5년 5-5호, 국고 5년 6-2호는 전날과 같은 4.96%, 5.17%, 5.19%였고 국고 10년은 2bp 오른 5.50%였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 3년, 국고 5년이 각각 1bp 오른 4.97%, 5.20%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 10년은 2bp 오른 5.50%, 국고 20년은 1bp 상승한 5.29%로 고시됐다.

3년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2틱 내린 107.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후반 투신사와 증권사의 매도가 늘면서 강보합에서 약보합으로 반전했다. 외국인과 은행이 각각 1262, 1971계약 순매수한 반면 증권사와 투신사는 2864계약, 354계약 순매도했다.





노동부는 전날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사에 7000억원, 은행의 정기예금 등에 8000억원. 투신사로 집행된 자금 7000억원은 1~11개월 사이의 단기 매칭형 펀드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단기금리는 수급 호조를 반영하며 콜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에도 불구하고 금리 안정세를 이끌었다. 증권업협회의 최종호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잔존만기 1년 국고채와 통안 364일물은 보합을 기록해 상대적 강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콜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지난해말 콜금리인상을 앞두고 단기금리가 불안했던 시점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지난해 말에는 금리인상 우려로 자금이 빠져나갔던 시기였고 현재는 자금이 집행될 시기"라며 "자금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콜금리가 인상돼도 수요 쪽에서 완충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CD금리와 스왑금리가 오르고 있어 금리인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CD91일물은 지난달 말에 비해 0.07%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수급 호조 효과가 걷히고 1분기 GDP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경우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크게 약해질 요인이 없다`는 이유가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들의 선물매수다. 지난 4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2만3000계약 이상을 순매도해 순매수미결제 전량이 5000계약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매수세를 늘리고 있지만 외국인들이 그동안 1만5000~2만 계약사이의 잔량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 시중은행 채권관계자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들의 선물매수 재개"라며 "저평도 13~14틱 정도이고 외국인들이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순매수 미결제 잔량을 생각하면 숏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13일 채권시장은 이날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찾기 어렵다. 밤사이 발표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미국채 시장의 움직임 정도를 반영해가면서 소극적인 대응이 예상된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들이 거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제한적인 연동하는 장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