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훈 보잉 신임 CEO…신뢰회복·투명성 제고 안감힘

by방성훈 기자
2019.12.26 11:07:39

선임 직후 FAA, 의원 등에 전화…737맥스 정보도 제공
"보다 열린 경영…대랍각 세울 생각 없어" 강조
"사고후에도 고위 임원 그대로"…회의적 시각도
외신 "신뢰회복 및 투명성 확보 최우선 과제"

지난 23일 미국 보잉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데이브 캘훈(왼쪽)과 같은날 사임한 데니스 뮐렌버그 CE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데이브 캘훈 현 이사장이 신뢰 회복 및 투명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737맥스 기종의 연이은 추락사고와 관련, 미국 항공 규제 당국인 연방항공청(FAA)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737맥스 사고 이후 회사 역사상 최대 고비에 직면한 보잉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 23일 데니스 뮐렌버그 CEO를 전격 해임하고 캘훈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캘훈은 뮐렌버그 CEO가 사퇴하자마자 항공업체 및 공급·협력업체들, 조종사 연합노조, 의원들, FAA에 전화를 걸어 그의 경영 목표는 (뮐렌버그보다) 열려 있으며, 대립각을 세울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캘훈이 737맥스 기종의 비행 제어 장치 검증을 위한 데이터 제공에 더욱 협조하겠다며 FAA 설득에 나섰다. 규제 당국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잉도 캘훈 신임 CEO 선임 관련 성명에서 “그가 완전한 투명성을 새롭게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캘훈을 신임 CEO로 선임하게 된 것은 그가 위기에 익숙하고 회사 내부적으로 복잡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FAA와 의원들은 그간 보잉이 737맥스 기종의 기술적 문제 뿐 아니라 안전, 설계, 파일럿 교육 등과 관련된 내부 문건을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는다며 비판해 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지난 11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잉은 더 시기적절하고 완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내년 운항 재개를 장담할 수 없다”며 내년 737맥스 기종 면허 갱신이 불투명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뮐렌버그 CEO가 사임한 날 FAA에 737맥스 기종과 관련된 정보가 제공됐다”면서 “그동안 의원들이 의문을 제기했던 내용”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하원 측은 보잉을 겨냥한 지속적인 조사의 일환으로 관련 기록 등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캘훈이 투명성 약속에도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이은 참사 이후 보잉 고위급 임원이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보잉 이사회 일원이었던 캘훈도 맥스기 생산, 사고 이후 대응 등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보잉의 상업용 여객기 부문 CEO를 지낸 뒤 2012년 퇴직한 짐 알보는 “일을 다르게 하겠다는 말만으로 평판을 회복할 수 없다.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며 “엔지니어링 부분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캘훈은 내년 1월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첫 시험대는 내년 1월29일 이뤄질 올해 연간 실적 발표라며, 그가 어떻게 보잉의 평판을 회복하고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맞설 전략을 세울 것인지에 주목했다.

아울러 승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보잉이 최근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에서 전 세계 승객 중 40%가 737맥스 기종 탑승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