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06.22 15:40:00
‘르 쁘띠 파리’는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다. 테이블은 빳빳하게 풀 먹인 린넨이 아닌 두툼한 유리로 덮여있다. 얇고 섬세한 크리스탈 와인잔 대신 투박한 유리잔이 놓여있다. ‘프랑스 식당은 우아하고 고상하다’는 기대 혹은 편견에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 대비 음식 맛의 만족도는 웬만한 고급 식당에서 쫓아오기 힘들만큼 높다.
전채로는 ‘따뜻한 염소치즈를 얹은 샐러드’(7000원)를 추천한다. 빵가루를 살짝 입혀 구운 염소치즈는 겉이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짭짤해서 채소와 잘 어울린다. ‘감자와 버섯, 베이컨이 들어간 오믈렛과 그린 샐러드’(7000원)는 가벼운 식사로 충분할만큼 양이 많다.
주 요리 중에선 ‘감자와 버섯을 곁들인 등심 스테이크’(200g 1만5000원, 400g 2만7000원)나 ‘감자와 버섯을 곁들인 한우 안심 스테이크’(1만5000원)를 잘 굽는다. 강한 불에서 구워 겉은 바싹, 그러면서도 속은 육즙이 촉촉한 붉은 선홍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표면에 묻은 후추가 코를 자극한다. 이 가격에 이 수준의 스테이크는 서울에서 찾기 어렵다.
후식은 ‘초콜릿 케이크’(6000원)가 훌륭하다. 따끈한 케이크를 쪼개면 뜨거운 초콜릿이 주르륵 흘러나온다. 주문하면 굽기 시작하니 시간이 걸린다. 모든 음식이 아주 더디게 나온다. 좁은 주방에서 주방장 혼자 모든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재료가 떨어져 메뉴에 있는 음식을 주문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커피(2500원)는 오래된 원두를 사용했는지 묵은 냄새가 나서 아쉽다.
영업시간 오후 6시~11시, 토요일은 점심(정오~오후 3시)에도 연다. (02)3142-0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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