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일 정상회담에도 일제히 '강제징용 해결 불투명'

by이유림 기자
2022.11.14 10:57:37

한일 정상, 45분 회담하며 강제징용 문제 등 논의
日 언론, 한국 내 야당 반발, 낮은 지지율 언급하며
"추진력 떨어져…피해자 설득 가능할지" 평가 절하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평가 절하해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약 45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로써 강력히 규탄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와 관련해 현안의 조기 해결을 꾀하기로 재차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보수 성향 일간지 산케이 신문은 13일 보도에서 “양국의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해결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제시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야당과 야당 지지자들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일본과의 협의를 서두르고 있는 윤 정부에 ‘일본을 짝사랑한다’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는 만큼, 사태의 타개를 향한 한국 내 조정은 정체되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국 정부가 해결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소송 원고’(한국 측 피해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면서 “취임한 지 반년이 지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로,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 역시 “한국 내에서 이해를 얻으려면 일본 기업도 ‘기부’ 등의 명목으로 재단에 갹출하는 것이 최저 조건이라고 해 왔으나 일본 측이 난색을 보여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정식 회담을 한 것에 대해 자민당 보수파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가 기시다 내각 각료의 잇따른 사임 등으로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안 해결에 대한 윤 정권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며 “다만 (강제 노역 피해자 소송의)원고나 시민단체의 반대는 뿌리 깊다.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부진해 야당의 반발로 정책을 밀어붙일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의 합의를 위한 조율이 어렵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며 “한국의 민관협의회는 원고 측이 원하는 일본 기업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역사 문제로 타협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정권은 체력을 소모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