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침체 우려에도 LPR 5개월 연속 동결(상보)

by방성훈 기자
2023.01.20 11:31:08

1년물 3.65%·5년물 4.3%…5년물 인하 전망 비껴가
"그간 지원 효과 확인"…美와 금리차 확대 우려도 영향
시장선 부동산 시장 회복 위한 '인하 전망' 유지
춘절 앞두고 역RP로 공격적 단기 유동성 공급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사진=AFP)


20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를 전월과 동일한 3.65%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6일 1년 만기 LPR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도 5개월 연속 연 2.75%로 동결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중장기 자금을 융자할 때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도 전달과 같은 4.3%를 유지했다.

당초 시장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는 만큼 코로나19 기간 봉쇄로 약화한 대출 수요를 증진시키기 위해 5년 만기 LPR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을 비껴간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정책 금융기관 등을 통해 그동안 내놓은 완화적 금융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LPR은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명목상으로 LPR은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한 수치지만,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정책금리 등을 활용해 사실상 LPR을 결정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년 만기 LPR을 1월, 8월 두 차례 인하했고, 5년 만기는 1월과 5월, 8월 세 차례 인하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준은 현재 4.25~4.50%인 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지속 시사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 상 올해 미국 기준금리의 중간값은 5.1%로 집계됐다. 양국 간 금리격차가 커지면 외화 유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LPR은 동결됐지만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경제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시장에선 올해 초 MLF 금리 및 LPR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고강도 방역으로 전반적인 중국 경제 지표가 악화한 데다,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중국 경제의 최대 불안요소로 꼽힌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상당수가 신규 차입 규제대상으로 분류되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한 상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종합부양책 및 유동성 지원 확대 등 부동산 부문 구제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달 15~16일 열린 최고위급 경제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당국과 주요 부실채권 관리업체들이 올 1분기 부동산 개발업체를 선별해 최대 1600억위안(약 29조원)을 차환 용도로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을 실시, 총 3810억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만기가 도래한 역레포 550억위안을 제외하면 3260억위안(약 59조 3500억원)을 순공급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와 별도로 춘절(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1조 9660억위안(약 357조 8700억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