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에 IT수출 `빨간불`

by양효석 기자
2005.12.08 15:07:51

반도체·휴대폰·LCD 수출차질 우려
IT업체 대체 항공편 찾기 분주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대한항공(003490) 조종사 노조의 총파업으로 화물기 결항이 속출하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IT업계는 항공기를 통한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칫 대한항공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화물수송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총 수출액중 항공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실제로 올 1∼10월중 총 수출액은 2332억달러로 이중 707억달러(30.3%)가 항공운송으로 이뤄졌다.

항공수출 품목중에서도 반도체가 34.7%, 휴대폰·부품이 27.7%를 차지해 이들 2개 품목이 60%를 넘었다. 이외에도 CRT모니터와 LCD, 컴퓨터 등 첨단 IT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IT업체들은 대한항공 파업 첫날부터 대체 항공사로 수출물량을 전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와 휴대폰 전량을 항공기로 수출하고 있다. 이중 대한항공을 통한 수출 비중은 45%로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다른 항공사로 수송물량을 상당수 전환하고 있다"며 "만약 파업이 장기화 된다면 수출편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로 항공편으로 수출되는 휴대폰의 경우 부피가 크지 않아 단기적으로 큰 물류부담은 없다"면서 "수송물량은 다른 항공사로 전환해 현재 차질없이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택계열도 "휴대폰 수출시 대한항공에 50% 정도를 맡기고 있다"면서 "파업에 대비해 다른 항공사로 수출물량을 돌려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한국무역협회는 대한항공 파업이 연말 성수기와 겹쳐 수송 차질이 크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화물수송 분담률이 50%에 육박하고 있는데다 다른 대체 수송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주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파업초기부터 수출입 화물의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무협 관계자는 "무역업계는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의 파업으로 반도체·휴대폰·LCD 등 주력수출제품의 수출이 크게 차질을 빚은 점을 감안해 정부가 이번 대한항공 파업에는 초기단계부터 긴급조정권 발동을 통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납기지연을 우려한 해외 바이어의 주문감축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는 등 수출업계의 해외거래선 이탈이 우려된다"면서 "파업에 따른 정기화물편 결항으로 전세화물기 등 대체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운송단가가 올라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1일 수출입 차질액이 최대 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항공사별 화물시장 점유율에서도 대한항공은 50.3%나 차지해 이번 파업사태에 따른 여파는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