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국제도시'로 변한 킨텍스..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 현장

by김보영 기자
2016.05.29 17:16:43

규모 면에서 단연 압권, 행사장 크기 축구장 15개
다양한 홍보부스, 각종 체험이벤트에 외국인 '엄지 척'
"비싼 돈 들여 왔더니 '푸대접' 느낌"..국내 회원 볼멘소리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공식 개막한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제 2전시장에 마련된 ‘우정의 집’ 전시장. 국내 3000여개 우수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부스들과 각종 체험형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김보영 기자
[일산=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가 공식 개막한 29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제전시컨벤션센터 킨텍스(KINTEX)에 들어서자 ‘작은 국제도시’가 펼쳐졌다. 세계 160개국에서 온 로타리클럽 회원 2만 5000여 명과 대회 관계자 등 총 5만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행사장 크기만 10만 811㎡로 축구장 15개를 합친 규모다. 대회장 곳곳은 다양한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회원들이 각 나라말로 이야기하는 소리에 활기가 넘쳤다.

킨텍스 제2전시장 2층 7~8홀에 있는 ‘우정의 집’ 입구에 들어선 방문객들은 계단 아래 펼쳐진 3700여 개의 홍보 부스들을 본 순간 일제히 ‘와~’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지역 분회별로 우수 중견기업들의 제품과 지역 홍보 콘텐츠를 내놓은 우정의 집 홍보 부스에는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건 알고 있었지만 국내 기업 제품과 지역 상품에 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며 “여러 흥미로운 체험 콘텐츠와 각종 시식, 시연 이벤트를 열어 방문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10주년 홍보 부스와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음성인식 자동통역기 부스가 특히 이목을 끌었다. 중국 회원 훙차우니(27·여)씨는 “한국 화장품은 기능도 기능이지만 포장이나 케이스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며 “모든 여성 회원들이 토니모리 홍보 부스를 가장 들르고 싶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컴은 외국인 음성을 듣자마자 자국 언어로 통역해주는 ‘지니톡’ 애플리케이션 홍보 부스를 차려 최고 인기를 누렸다. 두 곳에 마련된 한컴 부스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시험해보려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인도에서 왔다는 샤눅(46)씨는 “직접 사용해보니 앞으로 외국을 여행하기 위해 그 나라의 언어를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어질 날이 가까워진 듯 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관광공사와 서울시 등 지자체, 로타리코리아 측도 한국 및 지역 도시 전통 문화를 알리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문화관광 홍보관’을 차려 서울시와 함께 한국 전통문화 기념사진 이벤트 및 한글이름 캘리그래피 부채 만들기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고양시는 ‘한복 입고 사진찍기’ 이벤트를, 경남도는 ‘팔만대장경 찍기’ 체험 이벤트를 열었다.



로타리코리아 3700 지구는 주최 측과 별도로 ‘한복 퍼레이드’ 행사를 열어 화제가 됐다. 오후 2시 시작된 ‘한복 퍼레이드’에서는 한국 전통 궁중 의복을 비롯한 각종 패션 한복을 입은 회원들이 우정의 집 구역 곳곳을 돌며 방문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양진우 로타리코리아 3700 지구 임원은 “나름대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의미 있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낸 아이디어”라며 “지구 회원 가운데 한복 디자이너가 재능기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국내외 로타리 회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외국인들은 다양한 체험 이벤트와 알찬 상품에 극찬을 쏟았지만, 국내 회원들은 외국인에 치우친 행사 내용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이 로타리세계대회 방문 3번째라는 프랑스인 패트리시아(57·여)씨는 “포르투갈 리스본과 일본 오사카대회를 방문했었는데 오늘 방문한 한국 대회가 단연 압권”이라며 “엄청난 인파에 고될 텐데 모두가 친절하고 활기차 좋았다. 이런 게 한국 성장의 저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회원 마거릿(52·여)씨는 “캘리그래피·페이스 페인팅·팔만대장경 등 직접 체험할 이벤트들이 많아서 좋았다”며 “많이 걸어다녔더니 다리는 좀 아프지만 행사 내용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웃음지었다.

반면 국내 회원들은 다소 불만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경북 김천에서 왔다는 회원 김모(56·여)씨는 “외국인들만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많아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며 “대회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알겠지만, 입장료(38만원)에 왕복 교통비까지 50만원을 들여왔는데 왠지 푸대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왔다는 정모(38)씨 역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이벤트도 좀 더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9일 공식 개막한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제 2전시장 ‘우정의 집’에서 로타리 코리아 3700 지구 회원들이 오후 2시 ‘한복 퍼레이드’를 선보이고 있다. 김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