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시티즌 매각 검토…시민신뢰 받지 못해"

by박진환 기자
2019.10.04 11:24:37

"성적부진에 내부갈등…세금 투입하는게 맞는지 의문"
시티즌 자체 수입 20~30억 불과 70~80억이 市보조금

고종수 대전시티즌 감독이 지난해 11월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2 2018’ 36라운드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FC안양과 2-2로 비긴 후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K리그1으로 승격까지 도전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대전시티즌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이 매각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대전시티즌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근 “대전시티즌은 경기 성적도 지지부진하고, 내부 갈등 등으로 시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전시티즌에 해마다 많게는 80억원이나 되는 세금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세금 지원의 비효용성과 저조한 성적, 선수선발 부정 의혹 등 문제투성이인 대전시티즌을 계속 끌어안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100억원에 이르는 대전시티즌 운영비 중 자체 수입은 20억~3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70억~80억원은 대전시민들의 세금인 대전시 보조금으로 채워진다.

막대한 혈세를 지원받지만 대전시티즌은 올 시즌 5승 9무 16패로 K리그2에서조차 10개 팀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선수선발 부정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고종수 전 감독과 구단 관계자 등 11명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또 대전시티즌 구단 사무국 직원 2명은 초과근무시간을 조작해 수당을 몰래 챙기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매각 등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허 시장은 “가능하면 지역 연고를 유지하면서 구단을 이끌만한 기업유치 등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이나 공기업에 구단 운영을 맡기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기업유치 등 여러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검토단계로 구체화되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시티즌의 주주구성을 보면 허태정 대전시장이 회장인 대전시체육회가 40.61%(48만 2925주)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이자 구단주를 맡고 있다.

이어 하이트진로(5.05%),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3.36%), 대전상공회의소(3.36%), ㈜아이디스홀딩스(3.36%)가 지분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44.26%(52만 6134주)는 소액주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