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엄마가 가진게 없어서 택시해?"…막말+폭행당한 기사 "제보 후회"
by김민정 기자
2021.11.10 13:52:5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40대 택시기사가 20대 남성 승객으로부터 심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것을 두고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A씨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와의 인터뷰에서 “웬만한 상황 같으면 나한테 욕하는 것이라면 괜찮은데 부모님 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도착해 승객인 B씨에게 “다왔어요. 다 왔다고요”라고 말했다. 이에 승객 B씨는 “알았다고요. XX 짜증나게 하네 진짜. 알았다고 XX”라며 욕설이 담긴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A씨가 응하지 않자 급기야 B씨는 운전석으로 가서 기사의 손을 잡아 끌어내리게 했다. 이후 말다툼을 지속하던 중 B씨가 A씨를 밀치더니 “가족이 코로나에 걸려 죽었냐”, “무슨 대학 나왔냐”, “못 배워서 택시 기사 하냐” 등 폭언을 하며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둘렀다.
뿐만 아니라 B씨는 A씨를 향해 “나 스물여덟이야. XX 건방지게 돈도 못 버는 XX가. 나이 X 먹고 XX 할 수 있는 게. 네 엄마 아빠가 그래. 엄마 욕해봐 빨리”, “진짜 불쌍해. 네 엄마가 가진 게 없길래 이렇게 택시 타고 있어? 너 우리 집 얼마인지 알아? 미안한데, 15억이야”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도 내뱉었다.
이 사건으로 앞니가 부러졌다는 A씨는 이와 비슷한 일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5~6번 있다. 욕설 정도는 흔한 일이었다”며 “이 사람 같은 경우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자는 것을 깨웠는데 말투나 행동 보니 보통 사람 같지 않았다. 요금도 못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승객이) 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A씨는 “(승객이) ‘너희 부모가 너를 못 가르쳐서 네가 택시 운전하는 거다’, ‘택시 하는 주제 꼴값 떠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거 부모님께서 보셨을 텐데 얼마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겠나”라며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부모님인데 괜히 상처 드리는 것 같아서 괜히 제보했다 싶어 후회했다”고 전했다.
특히 승객 B씨가 자신을 오히려 폭행죄로 맞고소한 상황이라는 사실도 전했다. A씨는 “부를 축적했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B씨가 구속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카라큘라는 “블랙박스 보면 (승객이) 무차별 폭행하고 (택시기사가) 방어를 하기 위해 양 손으로 주먹 막고 무릎 들며 저항하니 ‘너 방금 발길질했지?’ 쌍방폭행으로 신고할 거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오히려 택시기사를 폭행죄로 맞고소를 한 상황이라고 한다”며 “아무리 돈 많고 비싼 집 살아도 자기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택시기사 일을 하는 분에게 부모와 배움을 들먹이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