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약보합...`모멘텀은 경제지표에서`(마감)

by황은재 기자
2006.02.20 16:54:05

장외서 국고채 3년물 4.83%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채권시장이 20일 약보합권에서 마감하며 기간조정 심리를 이어갔다. 채권시장에 변동성을 불어넣어줄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아 매수와 매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계속됐다.

단기적인 채권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였던 국고채 10년물 입찰은 무난한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보험사를 중심으로한 장기 투자기관들의 참여가 많은 가운데 단기 투자기관에서 일부 입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가 실시한 국고채 10년물 1조5200억원 입찰에서 전액이 당시 시장 금리 수준인 5.22%에 낙찰됐다. 응찰액이 2조7000억원으로 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

4,81%까지 하락하던 금리는 오후들어 추가적인 매수요인이 부족하자 낙폭을 매꾸고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4.84%까지 상승했지만 대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시도를 제한했다.

또 장 후반들어서는 21일 실시될 통안채 입찰에 대한 부담으로 선물매도세가 유입되기도 했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 시장의 향후 방향에 대한 고민이 큰 것을 보인다. 다만 추가 강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많고, 장기물 등의 채권매수세가 꾸준해 `강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5-3호는 지난 주말과 같은 4.83%에 마감했다. 선네고시장에서는 4.84%에 거래되고 있다. 국고채 5년물 5-5호는 1bp오른 4.99%, 국고채 10년물도 1bp 상승한 5.23%에 마감했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46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국고채 10년물 5-4호가 4900억원으로 가장많았고 국고채 5년물 5-5호가 4500억원이었다. 국고채 3년물 5-3호는 2300억원, 국고채 5년물 5-2호는 1400억원의 손바뀜이 있었다. 나머지는 1000억원 미만.

증권업협회가 고시하는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은 1bp 오른 4.84%였고 나머지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이 4.98%, 국고채 10년물이 5.23%, 국고채 20년물이 5.51%로 고시됐다.

통안증권 364일물도 보합인 4.53%, 2년물은 4.80%를 기록했다. 3년만기 무보증회사채 AA-는 1bp 오른 5.30%, BBB-는 1bp 내린 8.70%였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3틱 내린 108.51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2만8292계약. 은행권이 2997계약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3060계약 순매도했다.





국고채 10년물 결과는 장기채에 대한 매수심리를 확인해줬다. 장기투자기관들의 수요도 컸지만 상품 계정 등 단기투자쪽에서 딜링 수요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3년물과 5년물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라와있어 추격 매수하기는 껄끄럽다. 결국 남은 것은 10년물뿐이다.

시중은행 채권운용담당자는 "10년물 입찰은 장기기관이 많이 받은 것 같지는 않고 그런 상황에서 단기기관들이 가지고 있다가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장 후반 21일 실시될 통안채 입찰 규모가 만기도래 규모보다 많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나오면서 채권가격을 소폭 끌어내렸다.

장이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쪽으로 흐르고 있어 월말 경제지표가 향후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경기회복에 대해 채권시장이 대비해왔다는 측면에서는 큰 폭의 호조세가 아니면 추가 강세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시중은행 담당자는 "경제지표 발표 전까지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어 시장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지표가 금리에 우호적일 수도 있어 함부로 매도를 하는 세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내일(21일) 통안증권 경쟁입찰을 실시한다. 2년물이 2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364일물은 1조원, 63일물은 2조원으로 총 3종목 5조5000억원. 이번주 만기도래량 5조원보다는 5000억원가량이 많지만 시장에 무리가 갈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채권운용담당자는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통안 63일물에 2조원 가량이 있어 전채 입찰 물량으로는 많지만 단기물 비중을 고려하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증가세를 보이던 대차거래 잔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3-5년 스프레드의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조정장세를 보자 대차거래를 통해 차익을 추구했지만 스프레드가 확대되지 않아 서둘로 대차포지션 청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삼성선물 연구원은 "5년물에 대한 딜링과 장기물 캐리 수요 증가와 함께 대차거래 정리로 3박자가 어울리며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